건강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지며 고품질 영양 식단을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급식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대량 조리를 하는 업체 종사자들은 여러 위험에 노출돼 곳곳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고온 기름을 가열하는 작업 시 배출되는 발암물질 ‘조리흄(cooking fume)’이나 기름에 의한 화상 등이 문제로 제기되며 환기를 위한 설비에 산·관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4우수급식·외식산업전’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교급식 환기설비 교육과 모델관, 조리흄 해결을 고민하는 산업체들을 볼 수 있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급식실 종사자의 폐암 사례가 산업재해로 인정되며 지난해 8월 산업안전보건공단은 ‘단체급식시설 환기에 관한 기술 지침’을 공표했다.
육·어류를 200도 이상에 가열할 시 형성되는 ‘헤테로사이클릭아민(HCAs)’이나 유기물이 불완전연소해 나타나는 ‘다환방향성탄화수소(PAHs)’ 등 일명 ‘조리흄’이 인체발암추정물질로 대두됐기 때문이다.
이에 급식소 조리실 환기장치 설계가 갖춰진 경남교육청의 ‘경남형 학교급식 환기시설 개선 매뉴얼과 서울 강서양천교육지원청의 ‘학교급식실 환기설비 개선시범사업’을 전시에서 소개하기 위해 재현했다는 설명이다.
‘학교급식 환기설비 교육·모델관’에 들어서자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한 조리흄을 줄이기 위한 환기 설비들이 줄지어져 있었다. 현장에는 초·중·고 영양교사들을 비롯해 교육청, 학교 관계자부터 공무원, 군인, 급식업체 관계자들까지 궁금한 점들을 질문했다.
3~4명씩 함께 온 교육청 관계자들과 각 학교 영양교사들은 인덕션·후드 라인에 있는 500인용 자동 인덕션 국솥에 관심 갖고 과계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한 방문객은 설비 관계자에게 설비의 △흄 방지 효과 △설비 공간 규모 △설비 교체 규모 및 비용 등을 묻기도 했다.
해당 설비를 제작한 업체는 “튀김·볶음솥, 부침기와 국솥 등에 설치형 후드를 더해 유해화학물질이 조리사의 호흡 영역에 직접적으로 닿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조리용 솥 뒤에 폐가스와 조리흄을 흡입하는 후드를 더해, 가스버너에서 나온 폐가스와 조리흄 배출을 돕는다는 것이다.
조리실에서 나오는 각종 유해 연기와 가스를 빨아들이는 ‘전기집진기’를 선보인 곳도 있었다. 정전 방식을 통해 먼지를 한 곳에 모으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대량의 고기연기와 각종 냄새가 발생되는 요식업 현장을 쾌적하게 만들어 조리사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급식시설에서 이용하기 좋은 초음파 튀김기도 전시됐다. 튀김 사용시 기름냄새와 발암물질을 포함한 유증기, 화상 등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설비다. 실제로 초음파 진동을 사용한 가열장치로, 감자튀김을 조리할 때 유증기가 올라오거나 기름이 튀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한 급식업계 관계자는 “튀김류를 대량 조리할 때 뜨거운 기름이 튀어 팔에 화상을 입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며 “이 같은 설비는 급식 조리시 조리사가 안전하게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 급식 환기설비업체 관계자는 “급식 업계 종사자들은 무거운 설비나 뜨거운 기름, 환경 등에 노출돼 있어 꾸준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교육청과 산업체들은 늘 관심 갖고 연구하고 있고, 솥 뒤에 추가하는 환기 설비도 한 주무관의 아이디어 제안으로 개발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