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패배 후 ‘독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거리를 벌리고 친한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들과 만찬을 진행했다. 일각에서는 한 전 비대위원장의 차별화가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5일 한 전 비대위원장의 행보가 여론을 고려한 차별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총선에서 나타난 여론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둬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이라며 “전략적으로는 옳은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권을 노리는 중진들이 한 전 비대위원장을 지속해서 견제하고 있다. 당내 세력이 없는 게 그 이유”라며 “차기 권력 구도를 고려해 수도권에 있는 비윤계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의 스타성을 믿고 손을 내미는 모습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한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16일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들과 서울 모처에서 식사했다. 그는 식사자리에서 검찰 시절 좌천된 경험을 언급하면서 내공을 쌓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윤 대통령의 오찬 제안은 건강상의 이유로 거절했다. 이를 두고 친윤계와 친한동훈 인사는 한 전 비대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 전 비대위원장이 ‘배신자’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홍 시장의 발언에 지난 21일 침묵을 깨고 배신에 대한 발언을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하는 대상은 국민뿐이다.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다 용기”라고 전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20일 자신이 운영하는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의 잘못으로 역대급 참패를 했다. 총선을 대권놀이 전초전으로 한 사람”이라며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한 정치검사고 윤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라며 “더는 우리 당에 얼씬거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한 전 비대위원장의 윤 대통령과 차별화와 반성이 차기 대권주자의 행보로 매우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당권경쟁에 참여하면 긍정적인 이미지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24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의 행보가 매우 적절하다. 윤 대통령과 차별화를 하고 총선 결과에 대한 반성을 동시에 하는 것”이라며 “차기 대권주자 행보로 바라본다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 전 비대위원장이 이번 당권에 도전하면 긍정적인 이미지를 잃게 된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불러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당권주자들이 한 전 비대위원장을 견제하는 이유는 차기 대권을 고려해 지지율을 끌어오기 위한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