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이 2024년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1조3215억원을 시현했다고 26일 밝혔다. 홍콩H지수 ELS 관련 충당부채(영업외비용) 2740억원을 반영한 수치다. 신한금융은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이며, 올해 주주환원율 목표치로 40%를 제시했다.
천상영 신한금융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실적발표회를 통해 “ELS 배상 등으로 인한 거액 영업외비용 인식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펀데멘털을 시현했다”며 “은행 기업대출 중심 자산 성장과 순이자마진 개선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 신용카드·증권·보험 등 수수료이익 증가 등으로 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자이익은 2조 8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원화대출 성장률이 2.7%(가계 1.2%, 기업 3.9%)에 이르고 그룹의 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00%로 전년 동기 대비 0.06% 개선된 데 따른 영향이다. 비이자이익은 1조 25억원으로 0.3% 늘었다.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줄었으나 수수료이익이 늘어난 결과다. 수수료이익은 신용카드의 경우 28.4%, 증권수탁은 25.8%, 보험은 21.4% 증가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3779억원으로 18.0% 줄었다. 1분기 대손비용률도 0.38%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영업외손익은 신한은행의 홍콩H지수 ELS 관련 충당부채 적립(2740억원) 영향 등으로 277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글로벌 부문 기여도는 확대됐다. 1분기 글로벌 부문 순이익은 2150억원으로 35.4% 늘었다. 신한금융은 최근 인도 학자금대출 1위 기업 크레딜라(Credila)에 지분투자를 단행하는 등 해외사업을 확대 중이다.
신한금융은 연초 약속한 주주환원을 차질없이 이행하겠다는 방침이다. 3월 말 잠정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09%다. 천 CFO는 “1분기 주당 배당금을 540원으로 결의함과 동시에 향후 6개월간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소각하기로 결의했다”며 “지속가능한 수익성 관리와 더불어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은 신탁계약 방식을 통해 6개월 동안 취득할 예정이며, 취득이 완료된 후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1분기에도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한 바 있다.
천 CFO는 과거 분기별로 했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반기별로 바꾼 것에 대해 “자사주 취득에 조금 더 유연성을 확보하자는 측면이 있고, 또 하나는 1분기 실적에서 보여드린 것처럼 자본 비율 등 펀더멘털이 안정적이라는 측면에서 금년도 주주환원에 대한 자신감과 의지의 표명이라고 이해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6개월치 자사주 소각을 통해 2,3 분기까지 소각을 할텐데 그러면 전년도 연간 취득 규모와 비슷해진다. 그러면 4분기에 또 자사주 소각을 검토할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판단할 때는 저희의 분기 경상 체력이 1조5000억원 수준은 된다고 생각한다. 기초 체력과 자본비율관리 역량 등을 고려하면 4분기에도 상당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천 CFO는 “신한금융의 기업 가치는 절대적 수준이라던지 해외 피어 그룹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저평가돼있다”면서 “적정 밸류에이션은 KB는 0.8배(PBR, 주가순자산비율)를 말했지만 그 이상도 충분히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단기적으로는 0.6배 정도 수준까지 타겟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주환원율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는 50% 수준까지는 가야겠지만 일단 1차 목표는 40% 정도”라고 덧붙였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