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올해 1분기 3조4000억원을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냈다.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자,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26일 기아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이 26조2129억원, 영업이익이 3조425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0.6%, 영업이익은 19.2% 각각 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은 13.1%를 기록했고, 당기 순이익은 2조8091억원으로 32.5% 늘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분기 기준 사상 최다이자 최고로,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영업이익 2조8537억원)를 20% 웃돌았다.
매출은 작년 2분기에 거둔 역대 최대 분기 실적(26조2천442억원)에 살짝 못 미쳤다.
기아 관계자는 “판매가 소폭 감소했음에도 고수익 차량 중심 판매로 인한 가격 상승과 믹스 개선(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비중 증가), 원자재가 하락에 따른 재료비 감소, 원화 약세에 따른 긍정적 환율 효과로 수익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1분기 국내에서 13만7871대, 해외에서 62만2644대 등 76만515대를 팔았다. 지난해 동기 대비 1.0% 감소한 수치다.
국내 판매는 작년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기저 영향 등으로 크게 줄었다.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 레저용차량(RV) 판매는 호실적을 거뒀지만, 전기차(EV) 판매 약세로 전체 판매량이 줄었다.
해외 판매의 경우 북미와 유럽에서는 판매량을 늘렸지만, 인도, 아프리카·중동과 같은 일부 신흥시장에서 모델 노후화와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인해 판매가 감소했다.
기아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데는 친환경·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호조와 우호적 환율 영향을 짚을 수 있다.
전기차 수요 성장세는 둔화했지만, 하이브리드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판매가 전년 대비 18.1% 증가한 15만7000대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대비 3.5%포인트 상승한 21.6%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하이브리드 9만3000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2만대, 전기차 4만4000대 판매됐다.
기아는 앞으로 완성차 시장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수익성과 고객가치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내 시장에서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 등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활용한 판매 확대를 지속 추진하고, 하반기에는 EV3 신차, EV6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로 판매 동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실물경기 부진,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자의 구매 심리 위축 등 불안정한 대외 환경에 따라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