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임시국회 일정 협의를 위해 예정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무산됐다. 쟁점 법안을 놓고 여야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다.
여야 원내대표는 초 29일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만날 예정이었지만 오찬 회동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지난 23일에도 만나 5월 임시국회 본회의 일정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은 지난 26일 국회 의안과에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29일을 회기로 하는 5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민주당은 다음달 2일과 28일 두 차례 본회의를 열어 쟁점 법안인 채상병 특검법, 전세사기 특별법, 민주유공자법, 이태원 특별법 등을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5월 임시회 소집이 민생법안 처리가 아닌 쟁점 법안 처리를 위한 것이라며 응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된 회동 직전 기자들과 만나 “저는 (회동에) 안 간다”며 “영수회담 보고 만나든지 할 것이다. 굳이 (먼저) 만날 필요 없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5월 본회의 일정과 관련해서는 “민생법안 처리면 하는데 (민생법안이 아니라서)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5월 임시회는 국회법에 따른 국회 의무”라며 “국회법 제5조 2에는 5월 국회를 열도록 명시돼 있다. 열지 않으면 국회법을 어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법 76조 2를 보면 본회의 개회 일시가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로 명시적으로 못 박혀있다”며 “(국민의힘이) 국회법을 조금 봤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총선 민심을 받들겠다고 말하면서 임시회 개최 자체를 정쟁화하는 것은 지난 총선 민의와는 정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5월 임시국회 본회의 일정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결과에 따라 향배가 갈릴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서 쟁점 법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두 사람이 진전된 결과를 도출하면 국회 처리에 급물살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 5월 국회는 마지막까지 여야의 대치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