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대통령실과 검찰 간의 ‘약속대련’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날까지 윤 대통령과 검찰 간 갈등설을 얘기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하루 만에 물타기 쇼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태도를 바꿨으며, 조국혁신당도 비슷한 취지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감추려는 목적인 게 아니냐면서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박찬대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명품백 수수 사건이 알려지고 벌서 몇 달이 지나지 않았나. 이제야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하는 건 특검 물타기용 쇼 아닌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검찰이 최근 김건희 명품백 의혹 수사를 위한 전담팀을 꾸리자 대통령과 검찰 간 갈등이 생긴 게 아니겠느냐고 한 전날 주장을 하루 만에 바꾼 것인데 이는 당내 율사 출신 인사들의 분석과 강공을 취하자는 당내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김 여사의 특검법을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발의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신속 수사를 지시한 것이 총선 이후 높아진 특검 여론을 의식한 행보로 평가했다. 국민적 의혹을 산 여러 의혹을 방기한 데 대한 책임론이 나오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즉, 용산(대통령실)과 검찰이 특검 전 수사를 종료하기 위해 형식적인 수사를 한다는 것이다.
검찰 출신 양부남 민주당 당선인(광주 서구을)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22대 국회가 개원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의 특검 가능성이 높은 시점에 검찰의 수사 지시가 이뤄졌다”며 “이것은 특검 방탄 물타기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김 여사를) 기소 못 하는 것. 기왕 한번 수사해서 국민 앞에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손을 댔다는 모습을 취하고 또 대통령실에도 크게 부담을 주지 않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며 “그동안 검찰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비난도 피해 보자는 이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검찰 독재 청산을 강력히 주장하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민주당과 비슷한 취지의 입장을 냈다. 조 대표는 6일 페이스북에서 “검찰이 김 여사를 소환하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 수사도 하는지 주목해야 한다”며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은 검찰이 김 여사와 생모가 23억원의 수익을 얻었다고 보고서에 명기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 수사로 도이치모터스 의혹 수사를 잊게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검찰은 야권의 비판 공세에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대검찰청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서울중앙지검 일선 수사팀에서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처분할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야권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방탄용’이라고 공세에 나선 것과 관련한 질의에는 “추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길어지는 한동훈 ‘침묵’에…친윤계 “당원게시판 의혹, 끝까진 못 뭉갤 것”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게시판’ 수렁에 갇혔다. 논란의 핵심인 ‘가족 연루’ 여부를 명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