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권 국립의과대학 유치를 두고 불거진 전남 동-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제안한 5자 회동에 대해 순천시가 거부 입장을 밝히고 반박한 데 대해 전남도가 재 반박하는 등 갈등의 골만 깊어지는 모양새다.
김 지사는 지난 3일 목포대, 순천대, 목포시, 순천시에 공문을 보내 전라남도 국립의대 설립 관련 합리적 방안 논의를 위한 5자 공동간담회를 12일 두 지역의 중간지점인 보성에서 갖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7일 노관규 순천시장과 정병회 순천시의회 의장, 이병운 순천대학교 총장, 김문수‧권향엽 국회의원 당선인은 공동 입장문을 내고 5자 간담회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들은 공모 참여 여부 등에 대한 원점 재검토 조건으로 ‘지금까지의 모든 용역 결과 공개, 구체적인 공모기준과 지표를 명시한 합당한 공모 방안 마련, 탈락 지역에 대한 대책 제시’를 요구했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전남의대를 둘러싼 전남지역 동·서 간 극한 갈등의 모든 책임은 전남도에 있다”며 “전남도의 일방적이고 성급한 행정이 이번 전남권 의대 문제 사태를 자초했고, 광역 자치단체의 책무인 이해조정과 갈등 해결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전남도는 지역 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라는 정부 권고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단일의대 공모방식을 채택한 데 이어, 공모방식을 지역 의견수렴 과정이라는 명분으로 포장하고 있다”며 “공모방식이 모든 것을 정당화하는 명분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남도가 공개하지 않고 있는 두 차례의 용역 결과가 특정 지역에 유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 공모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공모 불참이유를 설명했다.
이번에는 전남도가 반박했다. ‘전라남도 단일의대 공모강행에 대한 입장문’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정부 요청에 따라 추진 중인 전라남도의 대학추천 절차에 순천대학교도 참여하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날 대변인 명의의 ‘순천권, 전라남도 단일의대 공모 강행 주장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30년 이상 걸려 어렵게 얻은 전라남도 국립의대 신설 기회는 모든 도민의 염원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모든 지역 도민의 건강권과 전남 전역의 의료 완결성을 최우선에 두고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순천지역 입장문 중 ‘별도 협의 없이 공모방식으로 정책을 급선회했다’는 주장에 대해 “중요 사안마다 양 대학 총장과 시장을 만나 설명하고 협의해 진행해왔으며, 단일의대로 선회한 것도 대학의 주장과 요청에 의해 협의하에 추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모 평가항목과 기준 등 이해당사자와의 조정 없이 추진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공모가 시작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기준을 정하는 것은 월권 행위라 판단되며, 아직 수립하지 않은 기준에 의문을 두는 것은 지나친 기우”라고 지적했다.
‘모든 용역 결과 공개’에 대해서도 “당시 증원 규모는 400명으로 현재 2000명 증원과 완전히 다른 여건에서 마련된 것”이라며 “과거 용역 세부자료가 지역별 유불리에 맞춰 편향적으로 이용된다면, 지역 갈등이 더욱 증폭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최종 결과보고서인 요약서를 공개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모 용역은 객관적이고 공신력있는 기관에 위탁해 양 대학 및 도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합리적이며 공정한 기준을 마련해 투명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남도 공모는 정부의 요청에 따라 전남도가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대학을 추천하기 위한 적법한 업무수행이라며 권한이 있는 행위임을 강조했다.
또 탈락 지역을 위한 특단의 보완 대책도 용역에 반영해 함께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이고 공모 동참을 호소했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