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고려아연, ‘물가’ 잡고 PO 3차전으로 [바둑리그]

울산 고려아연, ‘물가’ 잡고 PO 3차전으로 [바둑리그]

한국물가정보 특급 용병 당이페이, 이창석에게 PS 첫 패배 당해
울산 고려아연, 3지명 문민종이 4국에서 ‘노림수’ 터뜨리며 역전승
1-1로 팽팽히 맞선 양 팀, 오는 12일 오후 7시부터 3차전 속행

기사승인 2024-05-11 22:51:56
단 한 번의 노림으로 역전을 이뤄낸 울산 고려아연 3지명 문민종 8단(왼쪽)과 시종일관 형세를 주도하다 마지막 순간에 믿을 수 없는 역전패를 당한 한국물가정보 4지명 최재영 7단.

“최재영 선수가 계속 잘 뒀는데 딱 한 번 실책으로 역전을 당했다. 반대로 문민종 선수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한 방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바둑TV 유창혁 해설위원)

‘특급 용병’ 당이페이가 무너지자 물가정보도 흔들렸다. 포스트시즌 들어 2연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렸던 한국물가정보가 첫 패점을 안았다.

11일 오후 10시30분을 넘겨 끝난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정규시즌 2위 울산 고려아연이 정규시즌 3위 한국물가정보를 상대로 3-1 승리를 거뒀다.

1차전에서 ‘홍일점’ 김채영 선수를 1국에 배치했다 패퇴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던 울산 고려아연은 이날은 1-2국에 팀에 주장과 2지명을 전진 배치하면서 심기일전했다. 2차전도 선취점은 한국물가정보가 따냈다. 주장 강동윤 9단이 울산 4지명 한상조 6단을 가볍게 제압하면서 기세가 이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한국물가정보가 자랑하는 중국 용병 당이페이 9단이 울산 2지명 이창석 9단과 엎치락 뒤치락 했던 승부 끝에 재역전패를 당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1-1 타이 스코어에서 하루 전 1차전과 리턴매치를 벌인 1국이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전날 패하면서 1차전 패배의 책임이 컸던 울산 고려아연 주장 신민준 9단은 이날 자신의 천적이었던 박민규 9단을 상대로 한 수 위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승리를 거뒀다. 2-1로 앞선 상황에서 한국물가정보는 2지명 한승주 9단 대신 4지명 최재영 7단을 내보냈고, 이것이 또 다시 악수가 됐다.

당이페이를 잡은 이창석 9단(왼쪽)과 승부를 끝낸 문민종 8단이 나란히 인터뷰를 하고 있다.

초중반 흐름은 최재영 7단이 주도했다. 지난 8일 수려한합천과 준플레이오프 최종 5국에 등판해 팀 승리를 결정짓고, 앞선 10일 1차전에서도 4국에 등판해 3-1 승리를 자신의 손으로 확정했던 최 7단이 이날도 시종 우세한 흐름을 보였다. 한국물가정보 입장에선 ‘승리 요정’ 최재영의 활약으로 승부가 2-2 원점, 5국으로 이어지리라 믿고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문민종 8단의 유일한 노림수가 우하에서 터졌다. 최 7단이 쓸데없는 손찌검을 해두는 바람에 뒷맛이 고약해졌던 자리였고, 비수와 같이 날아든 문 8단의 공격에 최 7단은 최선의 대응책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윽고 인공지능(AI) 그래프가 요동치기 시작했고, 비록 최 7단의 흑 진영에서 수가 났지만 그럼에도 ‘패’를 통한 탈출구가 있었던 상황. 하지만 당황한 최 7단은 간단한 수를 보지 못했고, 딱 그 한 수만 노리고 있던 문 8단이 정확하게 피니시블로를 찾아내면서 승부도 허망하게 끝났다.

울산 고려아연이 반격에 성공한 플레이오프는 휴식 없이 12일 오후 7시 바로 3차전으로 이어진다. 한국물가정보가 중국 용병 당이페이 9단을 연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과 달리, 울산은 정규시즌 6전 전승으로 맹활약한 용병 랴오위안허 9단이 빠진 상태라 오더에선 여전히 물가정보가 우세하다.

8개 팀이 경합한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한 팀당 1∼5지명 다섯 명의 선수와 함께 용병을 포함한 후보 선수 1명을 보유할 수 있는 규정도 새롭게 도입되면서 각 팀 감독들의 ‘섭외력’도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지난 8일 한국물가정보-수려한합천 준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시작된 바둑리그 포스트시즌은 울산 고려아연-한국물가정보의 플레이오프, 15일에 PO 승리 팀과 원익의 챔피언결정전으로 이어진다. 챔프전이 최종 3차전까지 갈 경우 17일 대망의 우승팀이 가려진다. 상금은 우승 2억5000만원,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이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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