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8일 개막전 이후 5개월 동안 숨가쁘게 달려왔던 바둑리그가 이제 정규시즌⋅포스트시즌을 통틀어서 단 한 경기만 남겨놓고 있다. 바둑리그 우승컵 향방이 결정될 챔피언결정전 최종 3차전 오더가 발표됐다.
17일 한국기원은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1~3국 오더를 공개했다. 이날 오후 7시에 시작되는 정규시즌 1위 원익-2위 울산 고려아연 챔프전 3차전 전반부 대국에는 양 팀 모두 최강 전력을 쏟아부었다.
먼저 울산 고려아연은 1국에 주장 신민준, 2국에 2지명 이창석, 3국에 3지명 문민종을 차례로 내보내는 ‘정공법’으로 승부를 걸었다. 만약 4국까지 이어진다면 4지명 한상조, 5국에는 5지명 김채영의 출전이 사실상 확정적이라 1국부터 5국까지 지명순대로 출전하는 진풍경이 펼쳐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맞서는 원익 또한 핵심 전력을 뒤로 돌리는 변칙수를 구사하지 않고 정직한 오더로 맞받았다. 먼저 장고대국인 1국에 하루 전 챔피언결정전 2차전 승리로 컨디션을 다소 회복한 2지명 이지현을 투입했고, 주장 박정환은 속기대국인 1국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급 용병’ 구쯔하오는 챔피언결정전 1~2차전에 이어 최종 3차전에서도 3국에 등판한다.
모든 대국이 중요하지만, 키플레이어를 딱 한 명만 꼽는다면 역시 울산 주장 신민준 9단이다. 신 9단은 이번 챔피언결정전 1~2차전에서 모두 1국 장고대국에 출전했다. 상대는 두 번 모두 바둑리그 터줏대감 박정환 9단이었는데, 신 9단은 두 경기 모두 후반 역전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팀에서 신 9단을 재신임하면서 중차대한 최종 3차전에서도 다시 1국 장고대국 카드로 기용한 만큼,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전망이다.
한편 울산 고려아연은 정규시즌 여섯 번 출전해 6전 6승을 거두면서 만점 활약한 중국 용병 랴오위안허 9단을 이번 포스트시즌 내내 단 한 번도 부르지 못했다. 플레이오프에서부터 용병 없이 싸우다 한국물가정보에 1차전을 내주면서 벼랑 끝에 몰렸던 울산은 결국 우승컵이 걸린 챔피언결정전 최종 3차전까지 랴오위안허를 호출하지 못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반면 박정환⋅이지현⋅박영훈⋅김진휘 등 탄탄한 전력을 갖춘 원익은 정규시즌에서 자주 모습을 비추지 못했던 구쯔하오가 챔피언결정전 기간 동안 한국에 상주하면서 전 경기를 모두 선발 출전, 통합 우승에 한 발 더 다가간 모습이다.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팀 상금은 우승 2억5000만원,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이다. 우승팀이 탄생할 챔피언결정전 3차전은 바둑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