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이랜드 특별근로감독…고용부 해명은 “회사가 커서”

길어지는 이랜드 특별근로감독…고용부 해명은 “회사가 커서”

특별근로감독 착수 5개월 지났지만, 고용부 “아직 진행 중”
노조 “왜 미뤄지는지 이유 알 수 없어…빨리 진행되어야”

기사승인 2024-05-19 12:00:02
지난해 12월 13일 진행된 이랜드 그룹의 연말 행사의 모습. JTBC 방송 캡쳐 

직원들에게 춤 연습을 강요한 이랜드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록감독에 착수했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도결과가 나오지 않아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이랜드노조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말 계약직 노동자 임금 체불 및 종교 활동 강요, 춤 연습 강요 등 직장내 괴롭힘으로 특별감독에 착수했다. 그러나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감독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강제 춤, 노래 연습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송페스티벌’ 연습에는 업무 시간 매장 근무 인원과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동원되었다. 당시 ‘손가락 각도 하나까지 맞춰야 한다’는 증언까지 이어지며 논란이 되었다. 이랜드리테일은 직원 수련회 부활기도회에 찬송 등 종교활동을 강요하기도 했다는 제보도 나왔다.

게다가 이랜드그룹은 임의적으로 선출되지 않은 근로자 대표가 서명한 것을 근거로 3년 반이 넘는 기간 동안 휴일 근무 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노조는 밝혔다. 더불어 이랜드는 성과연봉제를 시행하는데, 코로나19 이후 성과급은 4년째 지급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된 내용도 특별근로감독 대상에 포함된다.

정주원 이랜드노조 사무국장은 “(회사에서는) 종교활동 등을 강제적으로 시키지 말라는 권고를 내렸다고 주장하며 (직원들의)동의를 구했다고 이야기한다”며 “그러나 겉으로만 동의일 뿐, 직원들이 원해서 참여하는 분위기는 절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사측은 노래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독감에 걸린 직원들에게 마스크도 쓰지 못하게 하는 등 부당한 지시를 강요했다”며 “빨리 고용부에서 감독 결과를 발표했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특별근로감독 기간은 통상 한달에서 길게는 세달까지 소요된다. 몽둥이로 직원을 내려 쳐 공분을 샀던 더 케이텍은 두달,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폭행을 저질렀던 전북 순정축협은 세 달 남짓만에 결과를 발표했다.

고용부는 근로감독이 길어지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랜드라는 회사가 워낙 크고 확인해야하는 계열사가 너무 많아서 감독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한 사업장만 조사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서 길어지는 것이지, 다른 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전문가는 단지 관리감독 대상인 사업장이 많다는 이유로 근로감독 기간이 미뤄지고 있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조혜진 법무법인 여는 변호사는 “처음 특별근로감독을 시작한 이후로 몇 가지 사안이 추가되었기 때문에 일정이 일부 밀렸을 수는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길어지는 것은 맞다. 처음에 (고용부 측에서) 4월까지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는데, 현재 늦어지고 있는 명확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전했다. 회사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고용부의 입장에 대해서는 “그런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 변호사는 고용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와 별개로 이랜드 측에서도 해당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변호사는 “이랜드는 임금 체불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업장”이라며 “이런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꾸준히 문제가 되고 있는데, 사측에서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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