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급증’ 비만치료제…복제약 진입 열기 후끈

‘수요 급증’ 비만치료제…복제약 진입 열기 후끈

기사승인 2024-06-05 11:31:18
쿠키뉴스 자료사진

비만치료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제약업계가 시장 진입을 위한 복제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국바이오협회가 발간한 이슈브리핑에 따르면 중국, 인도 등 해외에서는 당뇨⋅비만치료제의 복제약을 허가받기 위한 제약사들의 경쟁 열기가 뜨겁다. 

중국 보안 바이오텍(Boan Biotech)의 경우 지난 5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이 혈당 조절 약물이자 비만치료제로 사용되는 둘라글루타이드 주사제에 대한 허가 신청(BLA)를 공식 접수했다고 발표했다. 둘라글루타이드는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비만⋅당뇨치료제 ‘트루리시티’의 성분명이다. 보안 바이오텍은 트루리시티와 같은 성분의 복제약을 개발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허가를 신청한 사례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화둥 메디슨(Huadong Medicine)이 개발한 리라글루타이드 복제약이 세계적으로 첫 승인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인도의 제약사인 바이오콘(Biocon)도 지난 3월27일 리라글루타이드 복제약을 영국에서 허가 받았다. 바이오콘은 미국과 유럽 규제 당국에도 리라글루타이드 복제약의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리라글루타이드는 덴마크의 노보 노디스크가 ‘삭센다’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비만치료제다. 삭센다는 올해 11월 특허가 종료된다. 이에 스위스, 이스라엘 등 다른 나라의 제약사들이 복제약 출시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국내에서도 이어진다. 펩진, 삼천당제약, 한국비엔씨 등이 삭센다의 미국·유럽 내 특허 만료를 앞두고 복제약 개발에 나섰거나 검토 중이다. 또 한독은 바이오콘과 협력해 리라글루타이드 복제약의 국내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제약사가 비만약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삭센다, 트루리시티등 비만치료제가 조 단위의 매출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비큐아(IQVIA)는 2020년 32억달러(한화 약 4조3800억원)에 그쳤던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3년 240억달러(약 32조8500억원)로 급증하고, 2028년에는 1300억달러(약 177조9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소제약사 입장에선 수조원의 비용과 10년이 넘는 연구 기간을 거쳐야 하는 신약 개발 과정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시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복제약 개발에 대한 관심이 크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오젬픽이나 위고비 같은 세마글루타이드 특허도 2026년부터 국가별로 만료될 예정이다. 복제약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국내 중소기업들도 부담이 큰 신약 개발을 선택하기보다는 복제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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