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가 자기자본의 100%를 넘긴 대형 건설사가 전년 대비 2곳 늘어나 총 9곳으로 집계됐다. 대형 건설사도 PF 차입금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50대 건설사 중 전년도와 비교가 가능한 39곳을 대상으로 부동산 PF 관련 차입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39곳의 전체 대출 잔액은 46조3644억원으로 전년 동기(40조2165억원) 대비 15.3% 증가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본 PF(인허가 후 시공·개발비용 조달용 대출)가 27조5927억원(59.5%)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한 수준이다. 브릿지론(토지 매입 등 사업 초기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대출)은 17조2192억원(37.1%)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늘었다.
특히 자본총계 대비 부동산 PF 차입금 비중이 100%를 넘은 건설사는 지난해보다 2곳 늘어 9곳으로 조사됐다. 자본잠식 상태인 태영건설을 포함해 △ 코오롱글로벌(351.7%), △ 두산건설(300.8%), △ SGC E&C(289.6%), △ 신세계건설(208.4%), △ 롯데건설(204.0%), △ 쌍용건설(192.4%), △ 금호건설(158.8%), △ 서한(129.9%) 등이 포함됐다.
반면 자본총계 대비 차입금 비중이 10% 이하인 건설사는 △ HJ중공업(2.2%), △ 한화(2.7%), △ 효성중공업(3.2%), △ 두산에너빌리티(3.3%), △ 계룡건설산업(5.0%), △ 삼성물산(5.9%), △ 호반건설(8.5%) 등 7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말과 대비 3곳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대출 잔액은 현대건설(9조9067억원)이 가장 많았다. 이어 롯데건설(5조3891억원), GS건설(3조3015억원), 태영건설(2조6920억원), HDC현대산업개발(2조5302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브릿지론 대출 잔액 비중이 가장 높은 건설사는 호반건설(100%)이었다. 이어 롯데건설(88.0%), 신세계건설(88.0%), 제일건설(68.3%), HL디앤아이한라(58.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본 PF 대출 잔액 비중이 100%인 건설사는 삼성물산(2조3640억원), 금호건설(7460억원), 두산에너빌리티(3533억원) 등 7곳이었다. 50%를 넘긴 건설사는 KCC건설(98.5%, 2565억원) 등 23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올해 부동산 PF 만기 도래 차입금 규모가 가장 큰 건설사는 현대건설(7조2790억원)로 전체 대출 잔액의 73.5%로 집계됐다. 이어 롯데건설 4조5351억원(84.2%), GS건설 2조393억원(61.8%), 대우건설 1조4233억원(86.6%), 코오롱글로벌 1조3642억원(70.0%) 순이었다.
내년 만기 차입금이 1조원을 넘는 건설사는 HDC현대산업개발(1조2천685억원), GS건설(1조1천107억원), 삼성물산(1조359억원)이다.
CEO스코어는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이번 달 현재 기준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보증한도 및 보증금액, 대출잔액 미공시 기업은 조사에서 제외됐다”고 덧붙였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