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4개월째 지속되며 집단 유급 위기에 놓였다. 정부는 ‘비상 학사 운영 가이드라인’ 마련을 통해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서며 형평성 논란에 휩싸였다.
15일 교육부는 다음 달 중 대학과 협의해 유급 기준을 완화하는 비상 학사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로 인해 낙제(F),가 나와도 해당 과목을 이수하면 유급이 안 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 교육 정상화 관련 긴급 브리핑을 갖고 “의대 학생들에게 호소한다. 이제는 학교로 돌아와 달라”고 당부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는 4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4월 말까지 의대생 60%가 유효 휴학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효 휴학은 부모 동의 등 필요 서류를 갖춘 것을 의미한다. 필요 서류를 다 갖추지 않고 휴학계를 낸 경우까지 더하면 의대 재학생의 90% 이상이 휴학 신청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부는 1학기 이수 과목을 2학기로 추가개설을 허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유급을 방지할 계획이다. 또, 학기 말에 유급 여부를 정하지 않고 학년도 말까지 수업 결손을 보충하는 것도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부총리는 “한두 과목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재이수 또는 보완 기회를 부여하겠다”며 “추가 학기를 통해 수업 기간을 확보하고 학년 간 교육과정을 일부 개편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의대생 구제가 지속되며 일각에선 ‘의대생 특혜’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A씨는 “의대생 유급 구제는 공정하지 않다”라며 “유급당하게 해라”라고 말했다. B씨도 “다 큰 성인이 한 행동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라며 “왜 특혜를 주냐”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C씨는 “수업을 하나도 안 했는데 휴학도 유급도 안 하고 진급을 한다는 게 말이되냐”라고 비판했다.
한편,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인원을 약 1500명 늘리는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수정과 수시 모집요강 발표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교육부는 의대생들이 수업 거부 강요 등 분위기에 휩쓸려 돌아오기를 주저하는 경우가 있다고 보고 대학 내에 ‘의대생 복귀상담센터’ 마련을 추진할 예정이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