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부터 아이돌까지…금융사 ‘팬심’ 잡아라

스포츠부터 아이돌까지…금융사 ‘팬심’ 잡아라

K리그부터 KBO 공략하는 시중은행…팀 성적따라 우대금리 제공
아이돌 팬덤은 카카오뱅크로…‘덕질통장’ 효과 쏠쏠

기사승인 2024-06-18 11:00:17
하나은행 제공.

금융사들이 축구·야구 등의 스포츠를 비롯해 아이돌 팬들을 위한 상품들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2030세대들을 넘어 장년층들까지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팬덤’들을 금융사의 ‘충성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축구와 야구 팬덤을 위한 금융 상품을 출시해 이목을 끌고 있다. 먼저 하나은행은 ‘K리그 우승 적금’을 출시했다. 해당 적금 상품은 상품명을 응원 K리그팀으로 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전하나시티즌’을 응원팀으로 선택하면 상품명은 ‘대전 우승 적금’이 된다. 금리는 12개월 가입기준 최고 7.0%까지로 기본금리 연 2.0%에 △K리그 ‘축덕카드’ 사용 시 △응원팀 우승 시 연 1.0%p를, 친구 초대를 통해 가입한 팀원 수에 따라 최대 연 2.0%p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2024 신한 프로야구 적금’을 선보이며 야구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8년으로 최장기간 KBO 리그 타이틀 스폰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한은행은 지난 3월 2024년 KBO 리그 개막을 맞아 야구 응원의 재미와 우대금리 혜택을 결합한 ‘2024 신한 프로야구 적금’을 출시했다.

해당 적금은 10개 구단 중 응원 구단을 선택해 월 최대 50만원까지 자유롭게 저축하는 12개월 만기 적금 상품이다. 기본금리 연 2.5%에 우대금리는 최고 연 1.7%p로 최고 연 4.2% 금리를 제공한다. 우대금리는 응원하는 구단의 성적에 따라 결정된다. 한국 시리즈 우승 시 1.0%p, 포스트시즌 진출 시 0.8%p, 포스트시즌 미진출 시 0.5%p의 우대 금리가 적용된다.

아이돌 팬들을 위한 금융상품들도 있다. 아이돌 관련 금융 상품들은 카카오뱅크가 적극적이다. 대표적인 상품은 지난해 4월 출시한 ‘기록통장’이다. 기록통장은 의미있는 순간마다 모으기 규칙을 통해 편리하게 저축하면서 저축하는 순간을 기록할 수 있도록 돕는 상품으로 젊은 금융소비자들에게는 ‘덕질통장’이라는 이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제공.

해당 상품이 본격적인 ‘덕질통장’으로 발전한 것은 SM엔터테인먼트와 제휴를 통해 ‘기록통장 with NCT WISH’가 출시되면서다. 6월21일까지 한정 가입 가능한 이 상품은 ‘저금 규칙’을 활용해 저축한 순간을 기록하면 멤버가 남긴 음성과 이모지 등 리워드를 받을 수 있다. NCT WISH 멤버가 정한 저금 규칙은 ‘노래 듣고 싶을 때’, ‘자컨(자체 제작 컨텐츠) 보고 싶을 때’, ‘레전드짤 발견했을 때’ 등이 있다. 

보험업계에서도 팬덤을 위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덕밍아웃상해보험’은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찾아갔다가 다치거나, 굿즈 거래를 하다 사기를 당했을 때 보상하는 보험 상품이다. 

보험상품의 가입은 10대 아이돌 팬부터 70대 트로트 팬까지 가입할 수 있는데, 1년 플랜도 가능하지만 단 하루만 가입할 수도 있다. 인파가 많은 콘서트장이나 여름 페스티벌 등에 갔다가 다치면 골절 수술비, 깁스 치료비를 담보한다. 높은 공연장 좌석 때문에 무릎인대 파열이나 연골 손상, 관절 손상이 있었다면 수술비도 보장한다. 여기에 콘서트 티켓이나 포토카드, 피규어 등 '굿즈'를 직거래하다 생기는 사기 피해 등도 최대 50만원까지 실제 손해만큼 보상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롯데손해보험 제공.

이처럼 금융사들이 팬덤들을 겨냥한 상품을 내놓는 이유는 신규 ‘충성 고객’ 확보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기록통장 가입 고객의 카카오뱅크 앱 접속 횟수는 일반 고객의 약 4배에 이른다. 팬심을 활용한 금융상품이 MAU(월간 활성 이용자) 증대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17일 “최근 금융소비자들은 단순히 금리를 많이 주는 예·적금 상품들 보다 더 다양한 니즈에 맞춰 금융상품들을 가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팬덤 층들의 마음을 공락하면 해당 분야에 대한 ‘충성’을 금융사에게 끌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매력적이다 보니 금융사들이 팬덤 금융상품들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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