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8명 ‘풀리그’ 형태로 열린 세계여자바둑대회에서 중국이 정상에 올랐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한국은 최정 9단이 ‘꼴찌’를 기록하는 수모를 당하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27일 중국 장쑤성 장옌시에서 막을 내린 제10회 황룡사배 세계여자바둑대회 최종 7라운드에서 한국 허서현 4단(3승4패⋅5위)과 최정 9단(1승6패⋅8위)이 모두 패했다. 허 4단은 우승을 차지한 저우훙위 7단에게 끝내기 단계에서 아쉽게 역전패했고, 최정 9단은 리샤오시 5단에 대마가 잡히며 완패했다.
지난 9회 대회까지 한⋅중⋅일 단체 연승대항전으로 열린 황룡사배는 올해 10회 대회에선 8명 풀리그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개최국인 중국에서 4명, 한국과 일본이 각가 2명씩 출전해 경합했다.
당초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토너먼트가 아닌 리그전 방식의 대회이므로 한국 여자 바둑 랭킹 1위 최정 9단이 선전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과거 최정 9단의 ‘천적’으로 분류됐던 위즈잉 8단이 없는 상황에서 객관적 전력으론 최 9단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최정 9단은 1라운드에서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허서현 4단에게만 승리했을 뿐 이후 2~7라운드 여섯 판을 내리 패하면서 2010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6연패’를 당하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국이 일찌감치 우승 경쟁에서 탈락한 가운데 마지막 날까지 중국 저우훙위 7단과 일본 우에노 아사미 5단이 왕좌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펼쳤다. 최종 라운드에서 저우 7단이 승리하고 우에노 5단은 패배하면서 우승트로피는 중국이 차지했다.
중국 주최 세계대회인 황룡사배 우승 상금은 우승 30만위안(약 5700만원), 준우승 상금은 10만위안이다. 상금과 별도로 매 라운드 승자에게 8000위안(약150만원), 패자에게 3000위안의 대국료가 지급됐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