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참사 사고원인 갑론을박 “급발진 가능성 작아”

시청역 참사 사고원인 갑론을박 “급발진 가능성 작아”

기사승인 2024-07-02 16:11:24
시청역 7번출구 인근 교차로 사고현장. 사진=임지혜 기자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원인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가해 차량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사고는 전날 오후 9시27분 시청역 7번출구 인근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사고 차량은 일반 동행 4차선 도로를 역주행하며 돌진, 도로에 있던 차량을 추돌한 뒤 왼편 인도로 돌진해 안전 펜스를 뚫고 보행자들을 쳤다. 이날 사고로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그러나 가해차량이 200m가량 역주행하고 횡단보도 앞에서 차량이 멈춘 점 등을 두고 급발진 여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발진 여부와 관련해 경찰 조사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급발진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급발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면서도 “급발진 주장 사고나 의심 사고 대부분은 차량이 최종적으로 끝까지 고속을 유지하다가 벽이나 구조물에 충돌하면서 속도가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여러 가지 상황이나 정황을 고려해 볼 때 급발진일 가능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일방통행에서 역주행한 모습도 있기 때문에 운전자 착각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영상을 보면 본인이 브레이크를 제어해서 쓰는 모습이 있다”며 “차가 정상 작동했다는 것이다. 다만 그 전에 급발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68세인 A씨가 역주행 사고를 낸 원인을 두고 인지·신체기능이 떨어지는 고령이기 때문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사고 이후 고령운전자 자격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는 분위기다.

김 교수는 “A씨는 68세로 건강하고, 운전직에 종사한 베테랑 운전자다”라며 “고령자 운전의 전형적인 특성인 기기 조정이나 판단 능력 저하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김 교수는 “본인의 심신이 당시 상황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있다. 음주운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지병이나 약을 먹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부분들을 경찰이 추후 증거를 확보하면서 유심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1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 분석을 통해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는지 아닌지를 분석해야 한다”며 “EDR에 어떤 오류가 있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는 만큼, CCTV나 블랙박스 영상 확보를 통해 브레이크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운전자가 밟았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르면 이날 국과수에 사고 차량을 보내 검증을 의뢰할 예정이다. EDR 분석도 실시한다.

임지혜 이예솔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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