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를 촉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건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야권은 윤 대통령을 향해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하면서 탄핵 가능성을 암시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실은 탄핵 청원 동의를 두고 위법사항이 없는 이상 탄핵은 불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참 한가한 소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총선 결과에도 정신을 못 차리더니 국민 탄핵청원에도 큰 변화가 없다”며 “탄핵 청원 동의 100만 돌파로 표출된 국민 분노를 읽지 못하면 (정부와 여당은) 국민에 의해 퇴출당할 게 자명하다”라고 꼬집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대통령 탄핵 청원 100만은 국정 쇄신을 바라는 국민의 강력한 요구라고 짚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선이 끝난 지 세 달째에도 윤석열 정부는 변한 것이 없다. 국정 운영 기조를 바꾸라는 총선 민심에도 요지부동”이라며 “윤 대통령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는 “윤 대통령이 민심을 받들지 않고, 불통의 정치 스타일을 고집하면 더 큰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이제라도 전면적인 개각을 포함한 국정 쇄신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야권 의원들은 직접 ‘탄핵’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국민 청원 100만 돌파 보고 및 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100만 건이 넘은 탄핵 청원은 국민의 분노”라며 “윤 대통령은 이 민심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민심을 무시하고 거부하면 더 많은 국민이 탄핵 요구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나서서 국정 기조 변화 요구를 수용하는 약속과 실천을 보여줘야 한다”며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과 채상병 순직 사건 등 관련 의혹을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히고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대로면 범국민적 탄핵 요구가 불가피하다. 실질적 탄핵 사태가 있을 수 있다는 점 무거운 마음으로 당부한다”고 경고했다.
같은 당 김준혁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고도 정신을 못 차렸다”며 “국민의 안전과 경제 문제는 내팽개고 친일 외교, 자신의 아내를 비호하는 데만 골몰하는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민의 경고를 무시한 지도자들은 누구도 예외 없이 그 자리에서 물러났다”며 “감옥에서 수년간의 세월을 보냈던 전 대통령들의 교훈을 부디 잊지 말기 바란다”고 질타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도 “윤 대통령은 22대 총선에서 이미 정치적 탄핵을 당했다. 그럼에도 마이웨이를 해 국민이 참지 못한 것”이라며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 탄핵 심판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탄핵 집회’를 이어온 촛불행동은 7월 셋째 주 중 ‘촛불과 함께하는 국회의원 모임’을 결성해 원내·외에서 함께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탄핵 청원’ 청문회 추진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