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이 개발한 원자력전지(ETG)가 2022년 누리호에 실려 지구 저궤도에서 신뢰성을 평가한 결과 장기간 안정적인 전력 생산능력을 실증했다.

원자력연 동위원소연구부 홍진태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원자력전지는 플루토늄 동위원소(Pu-238)를 열원으로 전기변환 열전소자와 전지 내부 열 손실을 막고 열을 전달하는 10W급이다.

이 원자력전지는 누리호를 타고 우주로 나가 2022년 11월부터 지난 5월까지 1년 반 동안 장기간 전기출력 유지 여부를 검증했다.

원자력은 원자력전지 출력전압과 내부 온도를 위성에서 전달받아 분석, 정상작동 여부를 평가한 결과 출력 감소나 고장 없이 약 120㎽ 전력 지속 생산성을 확인했다.

이는 앞서 누리호 발사에 앞서 진행한 단기 성능에서 확인된 목표 전기출력인 120±50㎽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이번 실험에서 원자력연은 지구 저궤도에서 방사성물질 사용을 금지하는 국제규범에 따라 열원을 전기히터로 대체했다.

이에 따라 위성 본체에서 공급된 10W 전력으로 전지 내부 전기히터를 가동, 방사성동위원소 붕괴열과 동일한 열을 발생시켜 실험해  목표 전력을 정상적으로 생산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극저온인 달 표면에서 환경온도 모니터링, 우주방사선 계측 등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2032년 달과 2045년 화성 착륙 등 우리나라가 추진하는 우주탐사 목표를 위해 극한 환경에서 버틸 수 있는 에너지원을 원자력전지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해 우주탐사 관련 국제협의체인 ‘국제우주탐사조정그룹(ISECG)’은 우주탐사에 원자력동력원 확보가 필수임을 강조했고, 유럽우주국(ESA)도 2030년대 달착륙선 탑재를 목표로 아메리슘 동위원소(Am-241) 기반 원자력전지를 개발 중이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원자력연도 달착륙선에 원자력전지를 탑재하는 것을 실증하는 한편 달 자원추출 등에도 원자력전지를 활용할 수 있게 출력과 안전성 고도화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정영욱 원자력연 하나로양자과학연구소장은 “달과 화성 등 극한 우주환경에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고성능 원자력전지 개발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