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편의성 이어 환경까지 고려한 의약품 생산 기술 [이노메디⑤]

효과·편의성 이어 환경까지 고려한 의약품 생산 기술 [이노메디⑤]

기사승인 2024-07-23 10:56:35
[이노메디 5회] 환경을 고려한 의약품 생산 기술 


원미연 아나운서 / 의료 신기술과 신약 소식을 다루는 이노메디 시간입니다. 쿠키뉴스 박선혜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선혜 기자 / 안녕하세요. 쿠키뉴스 박선혜 기자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해오셨나요?

박선혜 기자 / 의약품 산업은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 속에서 발전해 왔습니다. 특히 효율적인 생산과 품질 관리는 이 분야의 핵심 과제인데요. 이 과제를 잘 수행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여러 기술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효과와 복용 편의성, 그리고 환경까지 고려한 의약품 생산 기술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트렌드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형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 먼저 짚어볼까요?

박선혜 기자 /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은 6조2022억원 규모입니다. 100가구가 있으면 81가구 이상이 건기식을 구매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를 보면 2021년 기준 건기식 섭취자의 58%가 2~3개 종류의 제품을 섭취했고, 4~5개 제품을 섭취한다는 비율도 13%에 달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섭취하는 건기식의 종류가 많아지고, 여러 종류의 건기식을 한 번에 섭취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약의 제형이나 퀄리티 등에 변화를 주는 곳이 많아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박선혜 기자 / 최근 초소형 알약, 멀티캡, 젤리스틱 등 다양한 건기식 제형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초소형 알약은 주원료 함량을 유지하면서 크기는 줄인 제품을 말합니다. 아이나 노인의 경우 알약을 삼키기 쉽지 않기 때문에 더 작은 크기의 알약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멀티캡은 용기를 분리해 밑에는 액체 제형을, 위에는 알약이나 연질캡슐 제형의 건기식을 담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보다 다양한 제품을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든 겁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이런 제형의 변화는 1인당 평균적으로 복용하는 제품이 늘어나고 다양해진 것과 관련이 있겠죠?

박선혜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기업들은 여러 종류의 건기식이나 의약품을 한 번에 섭취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요즘 트렌드에 맞춰 제형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건기식 제품은 통상 핵심 기능을 갖는 주원료 외에 제형의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 부형제를 사용하는데요. 1정당 포함된 부형제 비율이 많게는 60%에 달합니다. 여러 종류의 제품을 섭취하면 부형제 섭취도 늘어나게 됩니다. 이에 기업들은 자체 개발 공정을 통해 부형제 양을 최대한 줄이면서 기존 제품보다 작게 만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부형제 양은 줄였지만 제형의 안정성과 기능 성분 함량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이런 초소형 약 뿐 아니라 최근에는 물을 안 마셔도 입 안에서 녹아 사라지는 필름형 제제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다고 하던데요.  

박선혜 기자 / 그렇습니다. 최근 국내 제약회사들은 입 안에서 녹아 흡수되는 필름형 제제 기술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요. 종이처럼 얇은 막 형태로 의약품을 제조하는 이 기술을 다양한 질환에 적용하면 복약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조현병이나 편두통 같은 전문의약품부터 건기식, 강아지 영양제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약을 먹기 불편한 환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제형이네요. 

박선혜 기자 / 그동안 필름형 제제는 발기부전 치료제에 국한돼 적용돼 왔습니다. 얇은 막 형태의 발기부전 치료제는 간편하게 소지할 수 있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도 약을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는데요.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점차 감소하면서 필름형 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은 활용 범위를 넓히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분야가 신경정신 질환입니다. 신경정신 질환자들은 신경과 근육에 이상이 생겨서 스스로 약을 챙겨 먹기 어렵습니다. 필름형 제제는 복용 시 물이 필요 없고, 또 삼키지 않아도 되니까 기도로 넘어갈 우려가 적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이번엔 어린이 건기식 시장에 대해서도 알아볼까요. 젤리부터 츄어블, 캡슐 형태까지 다양한 어린이 맞춤형 건기식이 뜨고 있다고요?

박선혜 기자 / 영양은 기본이고 맛과 형태, 재미까지 담은 어린이용 맞춤형 건기식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저출생 시대, 한 자녀만 귀하게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제품을 깐깐하게 따져 프리미엄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맞물렸는데요. 어린이용 건기식을 생산 판매하는 기업들도 이 같은 시장 수요를 적극 반영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는 의약품도 마찬가지인데요. 맛이 쓰거나 크기가 커서 꺼려졌던 알약 같은 의약품을 연질캡슐 등 부드러운 제형으로 바꾸거나 아이들이 먹기 쉬운 젤리 형태, 또 씹어 먹을 수 있는 사탕류 형태로 바꾸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약의 형태나 맛 뿐 아니라 퀄리티 또한 높여 해외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사례도 있다고요?

박선혜 기자 / 건기식 시장을 살펴보면 ‘할랄(Halal)’ 인증을 받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할랄은 ‘허락된 것’을 의미하는 아랍어로, 이슬람교도가 율법에 따라 먹거나 쓸 수 있는 제품을 말합니다. 건기식의 경우 동물성 성분, 알코올 등이 포함되지 않은 제품이어야 할랄 인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동물성 성분은 포화지방이나 저밀도 콜레스테롤 같은 지방 성분을 포함하는데요.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은 식물성의 건강한 제품이라는 인식을 줍니다. 이 외에도 건기식 업계는 개별인정형 원료를 입증하거나 특허 기술을 확보해 제품의 질을 높이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품질을 입증한 국내 사례도 전해주세요. 

박선혜 기자 / 건기식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노바렉스의 경우 국내 최다 개별인정형 원료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노바렉스는 현재 락티움, 잔티젠, 플렉스프로MD(크릴오일등 복합물), 새싹보리 추출물 등 43개의 개별인정형 원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모발 건강에 도움을 주는 원료를 포함한 2개 이상의 개별인정형 원료를 확보할 예정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개별인정 원료라는 게 뭔가요? 

박선혜 기자 / 개별인정 원료란 특정 기업이 직접 소재 발굴부터 기능성 입증까지 마치는 것으로, 이를 인증 받게 되면 일정기간 독점 사용권을 갖게 됩니다. 식약처는 기능성 원료의 표준화, 안전성, 기능성에 대한 심사를 진행해 기능성 원료를 인정합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차별화된 특허 기술로 고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곳도 있다고요?

박선혜 기자 / 의약품을 중점으로 위탁생산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알피바이오는 미국 알피쉐러사의 연질캡슐 원천기술을 계승해 국내 연질캡슐 의약품의 60% 이상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또 다양한 제형으로 의약품을 만들 수 있는 다수의 특허공법도 갖고 있습니다. 최근엔 ‘블리스터 젤리’ 가공법 국산화에 성공해 특허를 완료했습니다. 알피바이오의 블리스터 젤리 특허공법은 특정 물질을 사용해 제품이 쉽게 산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에멀전 특허기술로 색과 맛, 향, 유효성분의 함량을 안전하게 유지합니다. 

알피바이오는 건기식 제품으로는 최초로 ‘지속형 비타민’ 을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기존의 수용성 비타민 제품들은 흡수가 잘 안 되거나 설령 흡수가 됐다고 하더라도 배설이 빨라 체내에는 일부만 남는 한계가 있습니다. 흡수율을 높이려고 권장량 대비 고함량을 섭취하게 되면 속쓰림이나 구역, 식욕부진 등 위장관계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달리 지속형 비타민은 특수공법으로 체내에서 천천히 녹게 해 흡수율을 높이고 위장관계 장애를 최소화합니다. ODM, CDMO 같은 위탁생산개발사들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러한 기술 발전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OEN, ODM 얘기를 많이 들어보긴 했는데, 어떻게 다른 거죠? 

박선혜 기자 / OEM은 단순 위탁 제품 생산을 말하고, ODM은 개발력을 갖춘 회사가 판매망 있는 회사에 완성품을 제공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ODM은 해당 제품이 해외로 판매될 경우 개발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ODM과 유사한 CDMO도 있는데요. CDMO는 의약품을 위탁 개발 생산하는 업체를 의미합니다. ODM과는 달리 제약바이오 산업 제품을 전문적으로 위탁 개발하고 생산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여러 이점 때문에 ODM, CDMO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죠? 대표적인 CDMO 기업을 직접 만나보고 왔습니다. 인터뷰 함께 보시고 다시 얘기 나눠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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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박재경 알피바이오 대표 

안녕하세요. 알피바이오는 41년간 연질캡슐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특허 기반 CDMO 기업입니다. 

Q. CDMO 시장 동향
A. 제약사가 기술 투자나 신약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자 하는 추세에 따라 CDMO 기업들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CDMO 기업에서 기술 제반으로 제조하려면 고품질이나 최첨단 설비가 필요합니다. 또 CDMO 기업은 전문적으로 가능한 역량 인프라가 갖춰져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CDMO의 성장 기반 중 하나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규제가 강화되면서 품질 규정을 준수하고 최신 규제 사항에 맞춰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이 CDMO 기업이 다른 사업 기업들과 차별될 수 있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새로운 개발 시도
A. 제형 면에서는 지속형 비타민이 있습니다. 기존 수용성 비타민은 섭취했을 때 흡수율이 낮아 고용량으로 먹으면 불편함, 속쓰림 등 부작용이 있고 경제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됩니다. 지속형 비타민은 전문의약품에서 시도했던 서방형, 서서히 약물이 방출되면서 지속시간이 늘어나는 제형인데요. 서방형이라는 제형이 체내에서 오래 유지되기 때문에 굳이 고용량 제품을 많이 먹지 않아도 위장장애, 불편함을 덜고 비용 면에서도 단점을 극복하면서 체내 흡수율을 개선해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는 특장점이 있습니다. 

Q. 알피바이오 연질캡슐 기술의 강점
A. 연질캡슐의 유통기한이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안전한 상비약으로 가정에 두시고 보관하면서 필요할 때 드시기에 부담이 없고요. 또 의약품 폐기물이 환경 오염, 생태계 교란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계실 거예요. 소비기한이 늘어남으로써 기한 내 사용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이고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특허 기술을 이용합니다. 

Q. 앞으로의 기술 개발 방향
A. 의약품 중 츄어블 제형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있는 경우 가정에서 해열제 시럽을 먹는데요. 시럽은 병을 개봉했을 때 한 달 안에 복용해야 하고 한 달이 지나면 폐기해야 합니다. 이 또한 환경 오염이나 폐의약품이 발생합니다. 그 외에도 투약하려면 플라스틱 투약 병을 써야 하고요. 해열제를 츄어블 제형으로 드시게 되면 플라스틱 투약 병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고 유통기한이 늘어나 기간 내에 복용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의약품 생산에 있어서도) 환경에서 지속 가능한 대안을 마련하고 기술력, 특허, 제조기술을 융합해 또 다른 해결책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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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연 아나운서 / 효과, 복용 편의성에 이어 환경까지 고려한 의약품들이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는데요. 박선혜 기자,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환경을 고려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박선혜 기자 / ESG 경영이라고 들어보셨죠?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ment)를 지칭하는 경영 방식인데요. 기업이 단순한 이익 창출을 넘어 환경 보호, 사회적 책임, 투명한 운영을 실천함으로써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이념을 담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ESG 관련 정책 또는 규제 도입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 제약업계도 다방면으로 ESG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약사나 의약품 위탁개발사들은 건강과 직결되는 의약품 기업인만큼 탄소 배출 저감 등 환경을 위한 캠페인과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추세입니다. 

일례로 국내 제약사 종근당은 ‘다시 초록의 자연을 만들자’라는 뜻의 ‘알지(Re:Green)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임직원들은 매달 생활 속에서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는 도전 주제를 정하고, 참여를 인증합니다. 광동제약은 최근 굿윌스토어와 함께 친환경 자원순환 물품 기부 캠페인인 ‘KD 굿사이클링’를 가졌습니다. 광동제약의 임직원과 가족들은 환경을 보호하고 나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재사용 가능한 생활용품을 기부했습니다. 기부 물품은 비영리 사회복지법인 굿윌스토어에서 상품화 과정을 거쳐 판매하며, 수익금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사용합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이런 캠페인 뿐 아니라 의약품 생산 기술을 바꿔 실질적으로 환경 오염을 막는 데 앞장서는 기업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박선혜 기자 / 앞서 인터뷰에서도 언급했듯 알피바이오는 의약품 폐기로 인한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유통기한을 기존 2년에서 3년까지 늘린 연질캡슐을 개발했습니다. 가정에서 복용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의약품 중엔 유효기간이 만료되거나 변질 또는 부패돼 복용할 수 없는 것들이 있는데요. 바로 폐의약품입니다. 국내 폐의약품은 지난 2018년 4690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만성질환자들이 늘어나면 폐의약품의 양은 6700톤가량으로 증가할 전망입니다. 폐의약품 수거, 그리고 처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인데요. 의약품이 유통기한을 늘리면 기한 안에 소비될 수 있어 폐의약품이 줄어들고, 폐의약품을 관리해야 하는 의약업계 입장에서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포장재를 재생 플라스틱이나 종이로 바꾸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ODM기업 콜마비앤에이치는 비타민 브랜드 6종 제품의 용기와 뚜껑을 재생 플라스틱 소재인 PCR(Post-Consumer Recycled)로 변경해 연간 약 41톤의 플라스틱 감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기존 플라스틱이나 비닐로 이뤄졌던 포장 케이스를 종이 재질로 변경하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환경과 사람을 생각하는 제약 바이오 기업들의 여러 노력들이 계속돼 보다 나은 의약품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이노메디 여기서 마칩니다. 박선혜 기자 감사합니다. 

박선혜 기자 /  네 감사합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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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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