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달 플랫폼들이 악의적 리뷰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리뷰 차단 기준이 모호해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플랫폼 3곳의 리뷰 운영실태와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리뷰 작성 시 주의사항 안내가 미흡하고, 리뷰이벤트로 인해 음식점을 평가한 별점이 왜곡돼 있어 현행 리뷰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1년 이내 배달 플랫폼을 이용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내용을 보면 77.3%(773명)가 음식을 주문한 뒤 후기를 작성했다. 이들 가운데 65.2%(504명)는 리뷰 이벤트 참여를 위해 후기를 작성했다고 답했다.
또 리뷰 이벤트 참여자의 79.6%(401명)가 해당 이벤트가 음식점 별점 평가에 영향을 줬으며, 대다수(394명·98.3%)는 실제 만족도보다 높은 평점을 줬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이벤트 참여 사실을 공개한 후기가 있는 음식점은 4곳에 불과했다.
소비자들은 배달 플랫폼에서 채택한 별점으로 음식점을 평가하는 ‘별점 기반 리뷰시스템’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개선 방향으로는 음식점 선택에 필요한 정보로 재주문율을 표시하는 ‘재주문율 기반 리뷰시스템’을 가장 많이 꼽았다.
배달 플랫폼이 고객 후기를 임의로 삭제하는 등의 임시 조치를 시행하는 것도 문제로 거론된다.
‘정보통신망법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입점 사업자의 권리 침해가 우려될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플랫폼)가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 임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악성 리뷰 등으로 인한 입점사업자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으나 리뷰 작성원칙에 반하지 않는 음식의 품질(맛)이나 배달에 관한 솔직한 평가까지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3사 모두 약관에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표현이나 특정 단어의 금지와 같은 후기 작성 원칙을 밝히고 있으나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대상 사업자에게 △별점 기반 리뷰시스템 개선△리뷰이벤트 참여 후 작성한 리뷰의 참여 사실 표시 △이용자가 작성한 리뷰의 수정이 가능토록 개선할 것을 권고할 예정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 리뷰 정책 도입 등 개선을 해오고 있지만 리뷰 차단 관련 소비자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보완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