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양육시설이나 위탁 가정에 있다 성인이 돼 홀로서기를 하는 자립준비청년을 위해 서울시가 지원에 나섰다. 전국 최초로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5년간 1065억원을 투입한다.
서울시는 24일 ‘자립준비청년 자립지원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마스터플랜은 꿈 찾고 키우기, 자립역량 기르기, 든든한 첫출발하기, 지역사회 함께하기 등 4대 분야로 나뉘어 있으며 12개 핵심과제 및 30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됐다. 5년에 불과한 자립준비 기간에 한정됐던 지원을 자립 전 아동기부터 자립지원 종료 이후까지 확대하고 일률적 지원을 개인의 필요와 욕구에 맞게 맞춤형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양육시설이나 위탁가정의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보호 연장 시 24세)가 되면 시설에서 나와 남보다 이른 홀로서기를 하는 청년을 말한다. 매년 약 150명 정도가 사회로 나오고 있다. 현재 서울에는 1509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있다.
시는 아동양육시설이나 그룹홈 등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이 꿈과 재능을 찾을 수 있도록 전문적성검사를 신설한다. 예체능에 재능을 보이는 아동에게는 월 30만원의 레슨비를 지급한다. 중·고등학생 시기에는 일대일 진로 설계 컨설팅을 해주며 시의 교육 플랫폼인 ‘서울런’을 제공한다. 전문가 멘토 특강도 주기적으로 연다.
자립을 준비하는 아동이 생활 경험을 통해 자립의 용기를 얻고 준비를 구체화하도록 미래설계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오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든 시설에 1인 1실을 마련하고 요리·공과금 납부 등 일상생활을 경험하는 사회연계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마음건강 돌봄 사업을 통해서는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아동과 자립준비청년에게 종합심리검사와 치료서비스 비용을 지원한다. ADHD 등의 정서 치료가 필요한 아동에게 전문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아동힐링센터’도 내년부터 운영한다.
경제적 자립 지원도 확대한다. 기존 자립정착금 2000만원과 자립수당(월 50만원)에 더해 내년부터는 월 최대 20만원의 주거비를 지원한다. 복권기금을 통해 시가 매입한 ‘꿈나눔하우스’(주택 22곳) 이용 대상도 기존 자립준비청년에서 보호 연장 아동까지 확대한다.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해 민간 및 공공기관과 연계해 취업상담부터 인턴십, 취업 등 전 과정을 지원한다. 취업에 성공하면 50만원을 지급한다.
아울러 자립 후에도 아직 20대 초중반인 청년들이 지역사회에 도움을 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시는 민간 후원금 등을 통해 2028년까지 2억원 규모의 ‘SOS 자금’을 조성하고 긴급 위기 상황에 부닥쳤거나 도움이 필요한 자립청년을 돕는다. 보호·지원 종료 후 사회적 관계 단절로 고립감을 경험하는 자립청년을 위해 자조모임을 꾸려 서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지원한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홀로 어른이 돼야 하는 자립준비청년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도록 서울시가 부모의 마음으로 동행하겠다”며 “어릴 때부터 소질과 적성을 고려한 세심한 돌봄을 펼치고 당사자가 필요할 때 언제든 도울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