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 경천면 신흥계곡에 2년 전 불법적인 개발로 훼손된 지역이 아직도 복구되지 않아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30일 성명을 통해 “2022년 7월 신흥계곡 최상류에서 발생한 대규모 불법 개간 현장이 아직도 복구되지 않아 하류 마을의 홍수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2022년 7월 9일 재단법인 대승불교양우회유지재단 소유 땅에서 위임 경작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허가 없이 산비탈을 10m 이상 깎아내고 계곡 물길을 변경하는 등의 불법 공사를 벌였다.
이에 완주군은 환경단체의 제보로 현장을 확인한 뒤 즉시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고 관련자들을 고발했다.
또한 같은 해 7월 22일 1차 계고를 시작으로 11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원상회복 계고장을 보냈지만, 복구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신흥계곡에 불법적인 개발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갔다.
주민들은 “지난 8일부터 나흘간 330mm의 폭우가 내리면서 약해진 지반에서 토석이 계곡으로 쏟아져 내렸고, 계곡의 호안과 진입로가 유실되면서 아래쪽 구재마을의 홍수 피해를 키웠다”고 호소하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도 “큰비가 직접적인 원인이겠지만, 2년 간 불법 훼손지와 아무렇게나 돌을 쌓아 올리고 물길을 비튼 계곡을 그대로 방치한 것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완주군은 행정대집행을 통한 강제 복구도 고려했으나,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대집행 요건 충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환경운동연합이 별도로 자문을 구한 하승수 변호사(농본 대표)는 “벌금을 선고받았다고 해서 원상복구 미이행에 대한 면책이 성사되는 게 아니고, 오히려 벌금 선고로 불법임이 확인됐으므로 행정대집행의 근거가 마련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산비탈과 하천의 불법 난개발을 방치할 경우 주민의 재산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며 “완주군은 행정대집행 등 강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원상복구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