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에 대한 불안감과 수익성 우려 여파에 급락했던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 만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월가 유력 투자은행(IB)의 긍정적인 보고서와 그동안 보인 낙폭에 따른 반발 매수세 유입이 주된 배경으로 추정된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81% 급등한 117.0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인 30일 7.04% 급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하락분을 크게 상회하는 주가 상승률을 선보인 셈이다. 시가총액도 2조5518억원까지 떨어졌으나 이날 상승으로 2조8787억원까지 올라 3조 달러 재진입을 노릴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됐다.
이날 상승세는 모건스탠리가 엔비디아 종목을 ‘최고 선호주(Top Pick)’ 리스트에 추가한 게 주된 영향으로 보인다. 조제프 무어 모건스탠리 분석가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주가 하락이 오히려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진입 시점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장이 기업의 대형 인프라에 대한 자본 지출 계획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고 있다”며 “그럼에도 멀티모달 생성 AI 개발에 자원을 계속 투입하려는 분명한 욕구가 있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144달러로 유지했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이 AI에 대한 투자 확대가 지출 대비 수익 창출성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의 해소도 배경 중 하나로 해석된다. 엔비디아의 최대 고객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빅테크 등 기업이 AI 지출을 늘리면 해당 산업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에 직접적인 수혜로 다가온다.
AI 칩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는 지난 2분기 AI 칩 매출이 1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AI 칩의 연간 매출 전망치를 기존 40억달러에서 45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