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서도 인기…젤리 산업, SNS타고 ‘승승장구’

올림픽서도 인기…젤리 산업, SNS타고 ‘승승장구’

국내 젤리시장 지난해 4473억원 규모…‘디토 소비’에 젤리 소비 확산
신유빈 선수, 올림픽서 먹은 에너지 젤 곧바로 품절되기도
오리온·롯데웰푸드 국내외서 젤리 매출 증가
정관장, 롯데칠성음료 등 건기식 젤리도 소비 확산

기사승인 2024-08-06 06:00:09
5일 서울 구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젤리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김건주 기자

“아이들이 쇼츠(짧은 동영상)를 보고 젤리를 사달라는 말을 많이 해요. 자주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아 웬만하면 더 건강한 제품으로 사고 있어요.”

5일 서울 구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이형선(46)씨는 초등학생, 중학생인 자녀들이 ‘젤리’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ASMR 콘텐츠 등으로 인플루언서들이 먹는 모습이 SNS에서 인기를 끌며 1020세대 사이에서 젤리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당분이 높아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젤리 형태의 건강기능식품이 나오거나 짜먹기 좋은 에너지 젤, 당분을 뺀 젤리 등이 확산하며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18년 3964억원이던 국내 젤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4473억원으로 성장했다. 이는 SNS를 중심으로 ‘디토(Ditto) 소비’가 이뤄지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디토 소비는 ‘나도 마찬가지’라는 뜻에 소비를 합친 말로 유명인이나 특정 콘텐츠를 추종해 같은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형태를 말한다.

실제로 지난 2일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국가대표 탁구선수 신유빈이 경기 중간 쉬는 도중 에너지 젤을 먹는 모습이 포착되며 해당 제품은 곧바로 품절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SNS를 통해 해당 제품을 알고, 방송 직후 주문했다”며 “생활체육으로 탁구를 즐기는데 여름에 쉽게 지쳐 신유빈 선수를 따라 먹어보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리온 마이구미와 롯데웰푸드 제로 젤리. 사진=김건주 기자

또 젤리 수요가 증가하며 여러 과일 맛 등 다양성을 넓힌 제품이나, 건강을 생각해 당분을 없앤 젤리나 젤 제형 건기식도 나타나고 있다.

오리온의 장수브랜드 ‘마이구미’는 포도 외에도 자두·리찌·키위 등 시리즈를 내며 젤리 소비층을 성인까지 확대했다. 실제 과일의 식감, 모양, 색상 등을 구현해 SNS 인증샷 욕구를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지난해 글로벌 연매출액은 전년 대비 56% 성장한 13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롯데웰푸드는 무설탕·무당류 디저트 ‘제로’를 론칭해 ‘제로 젤리’ 등을 출시하며 MZ세대 및 당류 섭취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지난해 4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달성하고 올해 약 500억원 이상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기식 브랜드에서도 젤리 제형으로 섭취가 용이한 제품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젤리제형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2020년 311억원에서 지난해 693억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KGC인삼공사 정관장, 롯데칠성음료 크니쁘니 헬시키즈, 세노비스 등도 모두 젤리 형태 건기식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젤리 제형의 경우 영양소를 모두 담을 수 는 없지만 맛있고 섭취가 간편해 소비자들이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산 젤리는 다양한 맛과 식감으로 SNS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얻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며 “젤리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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