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골든타임 잡아라…“인바운드로 인구감소 문제 해결”

관광 골든타임 잡아라…“인바운드로 인구감소 문제 해결”

야놀자리서치, ‘대한민국 관광대국의 길’ 간담회 열어
“다양한 콘텐츠 만들어 한국 관광산업 경쟁력 키워야”

기사승인 2024-08-07 17:56:35
7일 장수청 미국 퍼듀대학교 교수가 대한민국 관광대국의 길을 주제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야놀자

관광업계 활성화를 위해 골든타임 내 ‘관광 혁신’이 필요할 때다. 전문가는 인바운드 관광을 통해 지방 소멸 문제와 소비인구 감소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7일 야놀자리서치는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대한민국 관광대국의 길을 열고 'K-트래블'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 로드맵 등을 제시했다. 야놀자리서치는 지난해 설립된 국내 최초의 여행산업 전문 독립 연구기관이다. 여행산업의 과거를 분석하고 현재 상황을 진단하며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조직이다.

장수청 미국 퍼듀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이날 국내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과 수도권 중심으로 인구가 몰리는 현상을 언급하며 지방 소멸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부분을 강조했다. 이어 경제 생산인구 감소로 인한 해답으로 인바운드 관광을 제시했다.

장 교수는 “오는 2047년에는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이 소멸 고위험군으로 분류될 것이다. 이는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모든 사람이 대도시로 집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때 관광 산업이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울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를 통해 대한민국 관광 대국의 첫 번째 길을 걸어가자고 제안한다”며 “인바운드 관광은 외국인이 국내에 들어오는 것이고 이로써 소비가 늘고 실질적으로 수출이 증가하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설명했다.

관광 데이터에 따르면 외국 관광객 한 명이 일 주일간 국내 여행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소비하는 금액은 약 168만원이다. 연간 평균 1810만원을 쓰는 내국인과 비교하면 관광객 한 명이 증가했을 때 0.09명의 소비 인구가 증가하는 효과를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오는 2027년 우리는 3000만명의 인바운드를 목표하고 있다. 이것이 달성되면 대략 279만명 정도의 소비 인구 증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줄어드는 인구와 소비에 직접적인 효과를 낳는 게 인바운드 관광 산업”이라고 말했다.

박성식 야놀자리서치 대표가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심하연 기자 

또 인바운드 관광을 활성화시키는 방법 중 하나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본인 인증, 해외 카드 결제 제한 등 방한 여행 장벽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숙박, 커머스, 배달, 택시 호출 등 각 분야 로컬 플랫폼들과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연동을 통해 하나의 게이트웨이 앱을 구축하면 외국인 여행객이 겪는 ‘병목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K-컬처의 영향력을 재조명하고 외국인 관광객의 콘텐츠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을 언급했다. 한국 재방문율을 높이는 핵심 전략으로 한국 고유의 문화 자산을 활용한 숙박 문화 브랜딩과 지역별 스토리 개발, 쇼핑·미식 등 관광객의 반복적인 소비 활동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업계는 방한 외국인의 관광 트렌드가 변했다고 분석한다. 단체 관광객이 몰려와 면세점을 ‘싹쓸이’하는 쇼핑 위주의 여행에서 홍대나 성수동에서 화장품과 옷을 구경하고, 팝업 스토어를 둘러보는 등 한국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을 방문한다는 것이다. 

이날 여의도 더현대 백화점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 A(여·23)씨는 “한국 아이돌을 좋아해서 한국에 방문하게 됐다. 좋아하는 아이돌의 팝업스토어가 내일 여기(더현대)에서 열린다”며 “팝업 스토어 구경 이후에는 한국 스타일의 옷을 쇼핑하고, SNS에서 유명한 한국 음식 등을 먹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성수동을 구경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진=심하연 기자

최휘영 인터파크트리플 대표는 “한국 관광산업 중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파트가 케이팝”이라며 “몇 년 전 한국관광공사에서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을 대상으로 한국 방문 의사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을 때, 응답자의 90% 이상이 한국에 올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올 상반기만 해도 해외 팬들에게 판매된 케이팝 콘서트 티켓이 10만장이 넘는다”며 “국내에서 열리는 케이팝 콘서트를 위해 그 많은 인원이 한국을 찾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팝으로 한국 관광을 유도하고, 이후에 K-뷰티와 푸드 등 인기 많은 한류 콘텐츠를 즐기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규모 공연장에 대한 필요성도 언급했다. 최 대표는 “케이팝은 인바운드 관광객 유치하기 위한 핵심 경쟁력 중 하나인데, 현재 한국은 공연장이 너무 부족하다”며 “일본만 해도 10만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콘서트장이 40개가 되는데, 한국은 그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케이팝이라는 소프트 파워를 갖췄음에도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민관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은 ‘관광 골든타임’으로 볼 수 있다”며 “뷰티와 패션, 케이팝, 푸드 등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뜨겁고, 이로 인해 유입되는 관광객이 많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관광객이 유입되는 골든타임을 잘 활용해서 방한 외국인들에게 한국이 한류 아이템 이상의 관광 콘텐츠가 있다는 것을 각인시켜야 한다”며 “그래야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의 관광 산업이 탄탄하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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