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분식회계 제재 취소 판결…금감원 “항소 여부 검토”

삼바 분식회계 제재 취소 판결…금감원 “항소 여부 검토”

기사승인 2024-08-14 18:23:05
금융감독원. 사진=박효상 기자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고 보고 내린 제재 처분을 법원이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금융당국은 법무부 지휘를 받아 항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최수진)는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를 상대로 낸 시정요구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업보고서 거짓기재 보고 등 일부 회계 처리는 정상적으로 보기 어려워 처분 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정되지만, 인정되지 않은 처분 사유도 함께 존재한다는 점에서 전부 취소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1년부터 적자이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직전인 2015년 자회사 회계 처리 기준 변경으로 갑자기 1조9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과정에서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보고 중징계를 의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2년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해 설립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며 이 회사의 지분가치를 장부가액(2900억원)에서 시장가액(4조8000억원)으로 바꾼 게 뚜렷한 근거 없이 이뤄졌다는 판단이었다.

금감원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금융위원회와 증선위도 분식회계라고 보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표이사 해임 권고와 함께 과징금 80억원을 부과하는 처분을 내렸다. 또, 회계처리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1심 판결 결과에 금감원은 설명자료를 내 “판결 주문상 전부 패소이기는 하나 판결이유 중 처분의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본 점, 형사1심과 달리 2015년 지배력 변경은 정상적인 회계처리가 아니라고 판시한 점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5년 지배력 변경과 관련해 형사 1심 판결에서는 공동지배로 보고 정당한 회계처리로 봤다. 반면 이번 판결에서는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를 할 특별한 이벤트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자본잠식 회피수단에 불과해 정상적 회계처리가 아니라고 판시해 차이가 있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금감원은 판결문이 입수되는 대로 회계처리기준 위반 여부 등 세부 내용을 면밀하게 분석해 금융위에 항소 여부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형사소송 2심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형사 소송과 행정 소송은 회계 처리 기준 위반에 대한 쟁점이 공통되므로 이번 판결이 형사 소송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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