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콜록콜록’…코로나 확산에도 마스크 안 보인다

여기저기 ‘콜록콜록’…코로나 확산에도 마스크 안 보인다

기사승인 2024-08-18 06:05:04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16일 오전 서울 시민들이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사진=박선혜 기자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양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개인 방역수칙을 지키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방역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확산세가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8월 둘째주(4∼10일) 코로나19 확진 입원자는 1357명이다. 6월 넷째주(6월 23∼29일) 63명에서 6주 만에 약 22배 증가했다. 이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220곳을 표본 감시한 수치다. 질병청은 입원하지 않은 경증환자를 포함해 8월 둘째주 확진자가 17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고령층 환자가 많았다. 전체 입원환자 1만3769명 중 65세 이상이 65.4%를 차지했다. 

확산세는 위협적이지만 일상의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코로나19 방역에 적용됐던 모든 법적 의무가 지난 4월 해제되면서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수칙은 권고사항이 됐다. 무더위를 피해 카페나 영화관, 음식점을 찾은 사람들은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공간 속에서 바이러스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배민지(32·대학원생)씨는 “카페는 물론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연거푸 기침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코로나19가 다시 유행이라는데, 다들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신경 쓰지 않아 불쾌하다”고 털어놨다. 김도현(29·직장인)씨는 “감염을 막기 위해 지난주부터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특히 어르신들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은 확진 판정을 받더라도 격리 규정이 없어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020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유행 시기엔 확진이 되면 최대 2주, 최소 5일 동안 자가격리를 의무적으로 해야 했다. 현재는 ‘주요 증상 완화 후 24시간 격리’를 권고한다.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회사 재량에 따라 적용은 달라질 수 있다. 

3주 전 코로나19에 걸렸던 최현우(35·직장인)씨는 “회사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라’고 했다”며 “아픈 상태에서 누군가 옮을까봐 조심하느라 일주일간 밥을 편하게 먹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박규현(40·직장인)씨도 “최근 같은 회사 동료 5명이 하루이틀 간격으로 확진됐다”며 “격리에 대한 회사 규정이 없어 모두 출근을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돼도 이상할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약국에 ‘코로나 검사 키트 있습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마스크 착용,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달 말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호흡기 증상이 있지만 불가피하게 대면을 해야 하는 경우엔 마스크를 반드시 써 달라”고 당부했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 배출이 많은 시기는 증상 시작 후 3~5일까지로, 반드시 3일 정도는 격리된 상태로 쉬고 회사에서 인정해 준다면 5일까지 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감염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미루거나 받지 않는 사례도 잇따른다. 검사비 부담이 발목을 잡는 것이다. 4급 감염병으로 격하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으려면 신속항원검사의 경우 2만~5만원, PCR검사는 8만원까지 돈이 들어간다. 김형종(26·대학생)씨는 “매달 빠듯한 생활을 하는 와중에 비용 때문에 검사 받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엔데믹 이후엔 증상이 나타나도 검사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최준용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도 인플루엔자 같은 독감처럼 관리하면서 국민들의 두려움이나 관심이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라며 “백신 접종에 따른 코로나19 면역이 주기를 거쳐 감소한 시점에서 무더위로 환기가 부족하고 마스크도 착용을 하지 않아 확산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령자, 기저질환자는 코로나19 감염 뒤 중증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사람들이 많은 장소는 피하고 개인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글로벌 제약사와 협의해 코로나19 치료제 26만명분을 확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이달 안에 약 500만개 이상의 자가검사키트를 생산·공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예전처럼 감염 예방 수칙을 의무화하긴 어렵지만 고위험군 집단 확진이나 감염취약시설 감염 확산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감염자,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고령자와 면역저하자, 병원·요양시설 종사자·방문자는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한다”며 “감염취약시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지자체 등과 함께 지침 개정, 안내문 배포 등을 적극 시행할 방침”이라고 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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