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꿀벌생태환경보호협회, ‘양봉산업 정상화 방안’ 정치권 건의

한국꿀벌생태환경보호협회, ‘양봉산업 정상화 방안’ 정치권 건의

사양꿀 제도 폐지·‘꿀벌목장’ 활성화 제안

기사승인 2024-08-19 16:30:12
쿠키뉴스 자료사진

월동 꿀벌 집단 폐사가 반복되며 꿀벌 생태계가 위협받는 가운데, 이를 타개하기 위한 ‘꿀벌목장’ 제도 도입과 사양꿀(설탕꿀) 제도 폐지 촉구을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양봉업계에 따르면 한국꿀벌생태환경보호협회는 지난 16일 국회의원·정부·유관기관에 건의문과 함께 ‘밀원부족 해결을 위한 꿀벌목장 제도화 정책토론회’ 토론집을 발송했다. 꿀벌 생태계 보호와 양봉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밀원식물을 늘릴 방안인 ‘꿀벌목장’의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2021년과 2022년 겨울철 월동 꿀벌 중 약 39만 봉군(약 78억 마리)이 폐사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했다. 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농작물의 70% 이상이 꿀벌의 수분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가치는 연간 약1900억달러에 달한다.

협회는 매년 반복되는 이 같은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정부의 사양꿀 합법화 정책을 지목했다. 벌에게 설탕을 먹여 만드는 사양꿀이 꿀벌의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주장이다. 2020년 대비 2021년 약 23배가량 사양꿀 생산량이 증가했으며, 대량폐사가 일어난 해에 사양꿀 생산량이 급감한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 2029년부터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베트남 천연꿀이 무관세로 국내에 들어오게 되면서 국내 양봉 산업은 더 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트남 천연꿀의 가격은 국내 천연꿀의 5분의 1이하로, 국산 천연꿀과 사양꿀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협회는 꿀벌 생태계를 보호하고 양봉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해 ‘꿀벌목장’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꿀벌목장 제도는 산주가 밀원식물을 식재하고 이를 양봉인에게 임대하는 방식으로 밀원을 확보하는 것이 골자다. 산주와 양봉 농가 모두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또 친환경 숲을 조성해 꿀벌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다양한 약용수를 활용한 프리미엄 꿀 생산으로 국제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협회는 전망했다.

꿀벌목장 제도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 법률적, 제도적 지원도 강조했다. 산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 개발과 경제적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며, 사양꿀 제도의 즉각적인 폐지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송인택 한국꿀벌생태환경보호협회 이사장은 “꿀벌의 급격한 감소는 양봉 산업뿐만 아니라 우리 생태계와 식량 안보에도 중대한 위협”이라며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어 “‘꿀벌목장’ 제도 도입과 사양꿀 퇴치를 통해 꿀벌 생태계를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양봉 산업을 육성하는 데 힘을 모아 줄 때”라고 강조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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