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치매에 의한 사망도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 자치구는 치매 환자를 위한 센터를 개소하고 여러 지원 사업을 내놓고 있다. 다만 여전히 타 기관과의 연계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는 유기적인 연계협력을 바탕으로 치매 관리 컨트롤타워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일 서울시 공공데이터 ‘서울시 치매 사망자 수 및 사망률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인구 10만명당 치매 사망률은 17.1명이다. 지난 2012년 5.9에 불과했던 사망률은 약 3배 높아졌다. 2020년과 비교해 봐도 5명 늘어난 수치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인구 중 추정 치매 환자 수는 96만여명에 이른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 환자와 더불어 치매 사망자 수까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자치구별로 보면, 2022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치매 사망률은 서울 도봉구가 40.0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강북구(30.7), 중구(30.2), 종로구 (29.9), 용산구(29.2) 순이었다. 강남구(8.0)와 관악구(8.9)가 비교적 타 자치구에 비해 치매 사망률이 낮았다.
이에 서울 자치구는 각자 방법으로 치매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환경 조성에 나섰다. 도봉구는 지역주민의 치매관리 서비스 접근성 향상 및 치매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도봉구치매안심센터 분소를 창동권역에 지난달 개소했다. 구는 도봉구치매안심센터 분소 특화사업으로 치매환자와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풀(Full)락(樂)학교’도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운영한다.
양천구는 치매안심센터를 운영하면서 치매조기검진, 치매환자 등록관리, 치매치료관리비 지원, 치매환자 조호물품 지원, 치매가족 지원, 인지강화프로그램, 치매인식개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천구는 올해부터 치매예방교실 이용자에게 ‘디지털 인지기능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이 검사는 태블릿 컴퓨터에서 과제들을 수행하며 기억력, 주의력 등 능력을 평가하는 검사법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덜 받을 수 있다.
치매환자가 중기로 접어들면 가정에서 돌보기 어려워져 시설 입소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중랑구는 치매 친화적 도시를 만들기 위해 ‘치매안심마을’을 지정해 운영 중이다. 2019년부터 마을 조성을 시작해 현재까지 총 5곳이 지정됐다. 초기 치매환자와 치매환자 가족이 참여해 영화를 매개로 이야기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인 ‘기억극장’도 마련된다.
동작구는 지난 5월 전국 최초로 ‘치매도 CHECK, 가스도 CHECK’ 사업을 도입했다. 도시가스 검침원이 치매 환자를 돌보는 파트너 역할까지 하는 것이다. 구는 지난 3월 서울도시가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검침원을 대상으로 치매 파트너로서의 역할 수행을 위한 교육을 실시했다.
서울시는 매년 25개 자치구 치매안심센터를 대상으로 치매관리사업 수행 내용 전반에 걸쳐 정량 및 정성 지표로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는 돌봄체계 구축을 위해 다른 기관과의 유기적 연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순돌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치매안심센터 내에서 사례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원하는 서비스가 다를 수 있다. 사례 관리를 통해 타 기관과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