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 10명 중 6명 “차별 경험”…가족 20% “자살 생각”

정신질환자 10명 중 6명 “차별 경험”…가족 20% “자살 생각”

복지부, 정신질환자 및 가족지원 서비스 실태조사
돌봄 스트레스 심각…61.7% “환자 돌봄 부담 커”
정신질환자 77.1%, 자살생각 들 때 혼자 생각

기사승인 2024-08-22 18:30:57
쿠키뉴스 자료사진

정신질환자 10명 중 6명은 지역사회로부터 차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은 가족과 주변 사람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었다. 정신질환자 가족의 환자 돌봄에 대한 부담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정신질환자 1078명과 그 가족 995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8개월간 진행한 ‘정신질환자 및 가족지원 서비스 확충을 위한 실태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60.1%는 지역사회에서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가족 또는 주변 사람으로부터 괴롭힘이나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31.9%에 달했다. 복지부는 정신질환자가 겪는 차별과 폭력이 지역사회 거주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정신질환자는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신체건강 상태도 일반인과 비교해 취약했다.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 인식 조사에서 ‘좋음’ 또는 ‘매우 좋음’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3.9%에 그쳤다. 전체 국민의 36.2%가 ‘좋음’ 또는 ‘매우 좋음’이라고 응답한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정신질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그 가족도 돌봄으로 인한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신질환자 가족 중 61.7%는 환자를 돌보는 부담이 크다고 했다. 환자에게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57.5%로 나타났다. 이들이 돌보는 환자의 평균 연령은 43.8세였고, 환자 질환은 조현병 스펙트럼(48.1%), 우울증(20.1%),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 14.9%) 등의 순으로 많았다.

정신질환자들은 자살생각이 들 때 대처방법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자 중에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한 비율은 20.5%였다. 이들 중 40%는 구체적으로 자살 계획을 세운 적이 있었고, 28.4%가 실제로 시도했다. 환자 가족 중 자기 삶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19.1%에 불과했다. 지난해 기준 일반 국민의 만족 수준(42.2%)보다 훨씬 낮다.

정신질환자 77.1%는 자살생각이 들 때 혼자 생각한다고 답했고, 전문기관에 도움을 청한 경우는 20.6%에 불과했다. 가족 도움은 19.3%로 나타났다. 아파도 병원을 가지 못한다고 답한 정신질환자는 18.1%로 집계됐다. 주요 이유로는 두려움과 불안감이 32.8%, 병원비 없음이 30.3%를 차지했다.

정신질환자 가족의 자살생각 위험도 적지 않았다.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한 비율은 20.5%였다. 자살 생각의 주요 원인 중 정신질환자에 대한 양육, 수발, 돌봄 부담이 과반 이상(51%)을 차지했다.

이형훈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가족과 정신질환자의 신속한 조력을 위한 위기개입팀 운영 등 정신응급대응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며 “내년부터 정신질환자의 지역사회 자립 지원을 위한 주거지원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정신질환자와 가족의 삶과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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