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대학교에서 여학생 얼굴이 음란물에 합성되어 유포되는 사건이 드러난 데 이어 비슷한 종류의 텔레그램 대화방이 잇따라 발견돼 파장이 일고 있다.
26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X(구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 딥페이크 피해자가 속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고등학교, 대학교, 지역 명단이 게재됐다.
앞서 인하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타깃이 된 단체 대화방 운영자 등이 검거됐는데, 그 외에도 전국의 각 지역·학교별로 세분된 텔레그램 대화방이 다수 만들어져 대화방마다 수천 명이 참여 중인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들은 이른바 ‘겹지인방’이라는 이름으로 참가자들이 서로 같이 아는 특정 여성의 정보를 공유하고 딥페이크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등의 방식으로 성희롱했다. 피해자 중에는 대학생뿐 아니라 중·고교생 등 미성년자는 물론 교사, 여군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들은 주로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피해자들의 사진을 무단으로 저장해 범행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봇 프로그램’을 활용해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하도록 하는 링크가 공유되기도 했다. 현재 SNS에서는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이 만들어진 지역과 학교 명단이 공유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지난 21일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딥페이크 범죄 현황’에 따르면, 허위 영상물 관련 범죄는 지난 2021년 156건에서 2022년 160건, 2023년 180건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올해 서울에서만 텔레그램 기반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유포 사건으로 10대 청소년 10명이 입건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6일 정례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7월 말까지 이와 관련해 14세 이상 청소년 10명을 입건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을 중심으로 확산한 딥페이크 성적 허위 영상물 관련 대응에 나섰다. 방심위는 중점 모니터링에 착수해 악성 유포자 정보가 확인되는 대로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