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나오는 尹 연금개혁안…“세대별 차등? 청년 더 위해야”

곧 나오는 尹 연금개혁안…“세대별 차등? 청년 더 위해야”

기사승인 2024-08-26 20:20:32
연합뉴스

“청년층의 보험료를 조금 느리게 올리는 것에 대해 반대하진 않는다. 다만 조금 더 근본적으로 청년을 위한 정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청년 세대의 지지 외에 무엇을 더 얻을 수 있겠나. 세대 편가르기 이상으로 평가가 가능한지….” (이용하 전 연금연구원 원장)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주 국민연금 구조개혁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개최한 연금개혁 토론회에서 정부안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정부안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 인상안’ 등이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26일 여당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에서 ‘국민연금의 구조적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확실하진 않지만, 정부안에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고, 연령대에 따라 청년과 중년의 보험료 부담을 달리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이 조만간 발표를 예고한 정부의 구조개혁안에는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 인상’과 ‘자동안정화장치 도입’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 인상은 연금 납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장년층일수록 보험료 인상 속도를 빠르게 올리는 방식이다. 또한 자동안정화장치는 기금투자 수익률, 기대여명 등 거시 변수에 따라 보험료율(연금 보험료 납부액)이나 소득대체율(연금 수령액)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가령 기금 고갈이 예상될 경우 자동으로 납부액을 올리고 수급액을 줄일 수 있다. 

두 가지 방안 모두 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재정 안정화 측면에서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 인상에 대해 “청년들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한 대책인데, 현 세대 내에서 미래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자동안정화장치 도입에 대해선 “국민연금 평균 수급액이 100만원 정도 된다면 도입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평균액은 60만원 정도라, 가입자들의 불안감이 커질 것”이라며 “제도가 성숙한 다음 도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지금 당장 도입해봤자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용하 전 연금연구원장도 “연령대별 차등 적용이 현실성 있는 건가”라며 “예컨대 제도 시행 시점에 1개월 내지 1일 차이로 연령대가 다른 경우 엄청난 부담의 차이를 가입자들이 수용해줄 수 있겠나. 또 50대 이상에게 즉시 최종 인상 보험료율을 적용할 경우 이들의 고용률이 지금처럼 유지될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연령별 적용 보험료율을 다르게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이강구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연령별 보험료율 인상 속도 차등화보단 연령별 적용보험료율 차등 방안이 더 수용성이 높을 것 같다”면서 “가령 20대는 9%, 30대는 11%, 40대는 13%, 50대는 15%를 적용하는 식”이라고 했다. 이어 “자동조정장치 도입은 연금급여가 급격히 낮아질 우려가 존재한다”면서 “예측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26일 여당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에서 ‘국민연금의 구조적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김은빈 기자

연금 지속가능성 확보 해법은?…목적세 신설·퇴직연금 준공적연금화

전문가들은 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으로 다양한 방안을 내놨다. 

김태일 교수는 연금 재원 마련을 위한 목적세 신설을 제안했다. 여야가 지난 21대 국회에서 합의한 모수개혁안에는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인상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현재 소득대체율을 40%로 동결한다고 해도, 보험료와 기금운용 수익만으로 연금급여 지출을 충당하려면 보험료율을 19.8%(수지균형 보험료율)까지는 올려야 한다.

김 교수는 “기금운용수익률을 포함하면 (수지) 균형 보험료율은 4%p 정도 하락한다. 이 (19.8%에서 약 4%p를 뺀 15%) 수준의 보험료 상향이 어렵다면, 목적세를 신설해 보험료율 2%p 정도의 부족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며 “(목적세 신설을 통한) 국고 투입은 기금 고갈 이후 급여지출 충당용이 아니라 상당 규모의 기금적립금 유지를 위한 사전적 투자이므로, 당장 투입해서 기금적립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사적연금인 퇴직연금을 준공적연금화 시켜 일시금 지급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한국의 국민연금은 인구고령화 구조에서 재정적 지속가능성이 떨어져 향후 지급연령 인상과 소득대체율 인하는 불가피하다”면서 “국민연금의 낮아진 연금액을 보완하기 위해선 법정의무제도로 적립형인 퇴직연금을 네덜란드, 스위스, 스웨덴, 영국, 호주처럼 준공적연금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퇴직금을 퇴직연금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중도인출을 제한해 연금 수령을 원칙화 하자는 것”이라며 “이렇게 낮아진 소득대체율을 높이면 중간계층 이상 노인들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 노후소득을 확보하고, 저소득층 노인들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으로 노후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