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바이오융복합제제의 연구개발과 사용을 위해 연구기관, 산업계, 규제당국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29일 ‘첨단재생의료 치료제, 치료 기술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국민일보와 쿠키뉴스가 주최한 ‘2024 미래의학포럼’에서 토론자들은 첨단재생의료 분야 활성화를 위해 ‘규제과학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규제과학은 의약품, 의료기기, 식품 분야에서 새로운 과학기술로 탄생한 제품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연구하는 학문적 방법론이다. 제품의 안전성과 효능, 품질을 보증하고 기술과 규제 간 간극을 줄여 제품의 혁신을 장려한다.
최근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같은 첨단바이오융복합제제 연구개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지만 연구 대부분은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연구들의 성공 여부에 대한 평가는 부족하고, 허가까지 이르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이득주 첨단재생의료산업협회 회장은 산업계 입장에서 첨단재생바이오법 제정으로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치료제 개발과 상업화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임상 연구와 법령 사이에서 벌어지는 마찰로 인해 기업들이 상업화 과정에서 문제를 겪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업뿐만 아니라 환자, 연구자 등의 목소리를 담아 법령을 다듬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장익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는 “첨단재생바이오법을 적용하려면 병목현상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짚었다. 제정된 지 4년이 지난 첨단재생바이오법을 통해 관련 연구는 늘었지만 갖가지 규제에 가로막혀 산업이 활성화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많은 연구를 거쳐 규제과학이 발전한다면 첨단바이오융복합제제를 둘러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호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장은 규제당국의 역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단장은 “기술이 발전하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역량이 중요하다”며 “첨단바이오융복합제제가 허가돼 널리 사용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관련 기술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자리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민단체를 대표해 참석한 이동근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은 당국의 안전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정책위원은 “안전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나 산업을 발전시킨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라며 “환자가 안전하게 혁신제품을 이용하기 위해선 제품의 심의·허가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부는 각계의 입장과 의견 등을 종합해 제도를 보완하고 규제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신인수 식약처 세포유전자치료제과장은 “다양한 의견을 받아 정책에 반영하고 어떻게 일원화할 것인지 정하는 게 정부의 몫”이라며 “규제과학자들과 데이터를 놓고 논의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순길 보건복지부 재생의료정책과장은 “첨단재생바이오법은 안전하고 유용한 기술을 개발해 희귀난치질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산업 기술을 선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며 “정부는 연구자, 환자·가족, 산업계의 요구와 지혜를 모아 제도를 정비하고 연구 성과가 상용화될 수 있도록 각 부처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