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과 관련해 “냉정한 실태 파악과 융통성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의료개혁은 완수돼야 하지만 국민에게 희생을 감내하라고 할 수는 없다며 속도 조절도 주문했다.
김혜란 대변인은 31일 논평을 내고 “추석을 앞두고 국민들은 혹시나 연휴 기간에 아플까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라며 “어떤 개혁이든 국민의 공감과 지지가 필수적이다. 국민의 지지를 잃으면 다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개혁은 지역·필수의료를 살려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반드시 완수돼야 한다”면서도 “의료개혁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 위기 상황으로 적시에 진료를 받지 못해 국민이 생명을 잃는다면 결국 의료개혁이 성공한다고 한들 그 국민이 다시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의료계가 의료개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도 독려했다. 김 대변인은 “의료 현장을 떠난 다수의 전공의들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고, 환자가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사망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면서 “국민의 생명권은 그 자체로 절대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점은 당과 정부의 생각이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의료개혁을 둘러싼 당정 갈등 논란에 대해선 “지금 이 문제를 정치적 갈등으로만 치부하는 것은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를 제안했지만 대통령실이 이를 거부했다. 일각에선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의료공백 해법을 두고 갈등을 겪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 대표는 지난 30일 자신의 SNS에 “지금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험에 처해 있는지,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지 본질에 대해 정면으로 말해야 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