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요새' 한계산성 765년의 베일 벗는다

'천혜의 요새' 한계산성 765년의 베일 벗는다

기사승인 2024-09-05 15:21:22
한계산성 구역도 및 주변 현황도(인제군)
'천혜의 요새'로 알려진 강원 인제 한계산성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강원 인제군 북면 한계리 설악산 해발고도 1430.4m에 자리한 한계산성은 대몽항전의 마지막 단계에서 고려가 승전했던 역사적인 장소이다.

둘레는 약 7㎞에 달하며, 상성(약 1.7km)과 하성(약 6km)으로 구분되며 상성(上城)은 현재 남한내에서는 가장 험준한 곳에 축조된 산성으로 동남쪽의 능선부 절벽 위에 있다.

상성은 몽고침입기에 사용하던 곳으로 천제단터와 대궐터라 부르는 건물지(建物址), 우물터가 있으며, 동쪽과 서쪽에 문지가 남아 있다. 거의 대부분의 구간이 절벽지대여서 쉽게 오르기 어렵다.
강원 인제군 한계산성(국가유산청)
그러나 하성은 한계령으로 이어지는 교통로에서 비교적 가까이 위치하고 있어 계곡부를 따라 접근하는 것 자체는 큰 어려움이 없다.

국가유산청 등에 따르면 한계산성은 신라 경순왕 때 축조되었다는 설이 있으며, 마의태자(麻衣太子)가 신라부흥운동을 할 때 성을 수축하고 군사를 훈련시켰다는 이야기가 구비전승(口碑傳承)된다.

그러나 산성이 초축된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고려 후기에 몽고와 홍건적 등 이민족의 잦은 침입 때문에 인근의 주민들이 입보(入保)를 위해 수축하였다는 내용이 고려사(高麗史)에 기록돼 있다.

1259년(고종 46) 몽고에 투항한 조휘 일당이 몽고 군사를 이끌고 산성을 공격하였으나 당시 산성을 지키고 있던 방호별감(防護別監) 안홍민(安洪敏)이 야별초군(夜別抄軍)을 거느리고 적을 습격해 모두 섬멸했다.
한계산성 천제단(국가유산청)
당시 중부 내륙 지역이 몽고의 약탈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전투에서 승리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인제군은 한계산성을 기반으로 대몽항전 유적공원을 조성하는 등 한계권역내 문화유산 관광자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19년 설악산국립공원과 공공자원 이용 및 활용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계산성 탐방센터 건립과 탐방기반 시설을 확충하는 등 산성의 학술조사연구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한계산성은 2019년 10월 21일 대한민국 사적 제553호로 지정됐다.
한윤식 기자
nssysh@kukinews.com
한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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