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이후 복잡해질 통상 셈법에 대비, 정부·산업계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됐다.
쿠키뉴스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RX 컨퍼런스홀에서 ‘쿠키뉴스 산업포럼 2024’을 열고 ‘미국 대선 카운트다운, 한국의 통상전략’을 주제로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첫 번째 세션 발제자로 참여한 민정훈 외교안보연구소 북미유럽연구 교수와 정은미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본부장은 각각 ‘미국 대선 시나리오와 통상 리스크’, ‘미국 대선 향방에 따른 한국 산업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를 마친 후 질의응답도 진행됐다. 대선 후 행정부에 포진될 관료의 성향이 바이든 2기 혹은 트럼프 2기일지 묻는 질의에 민 교수는 “누가 된다고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후보가 당선될 경우 기존의 바이든 진영 사람들과 함께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가들이 포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경우에도 기존 인사들이 중용될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현재 통상교섭본부 등 정부가 미국 대선 이후 움직임에 잘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의에는 다각도로 준비되고 있다고 답했다. 정 본부장은 “통상교섭본부는 미국 대선 관련 개별 산업 영향에 대해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다자 무역 협상 역량과 향후 비전 등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민 교수도 “부처별로 다양한 준비와 소통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바이든 행정부와의 관계가 중요하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비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향후 미중관계에 대한 전망도 나왔다. 정 본부장은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 어느 정도 관계에 유예를 뒀지만 미국 주도로 진영을 재편하겠다는 ‘디커플링’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우리나라는 대중국 수출·수입이 많기에 충격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 교수는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대중국 강경 정책은 차기 행정부에서도 강화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다만 중국을 완전히 주저앉히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부상을 지연시켜 미국이 우위를 유지하려고 하는 경쟁적 공존을 추구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허난이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연구위원이 ‘디지털 통상 관련 국내 입법 및 국제 규범 참여’에 대해, 송원근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이 ‘재편되는 한국 산업, 경쟁력 제고 정책 방향’에 대해 발제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대중정책에 대한 정부의 접근 방법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송 연구위원은 “미중 무역갈등은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중국 시장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현재 중국 경제가 안 좋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중갈등 공급망 재편 등에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특히 반도체 관련 수출 통제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탄소 관세와 관련해서는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이 모아졌다. 허 연구위원은 “그린전환은 전 세계적 추세다. 트럼프 후보가 탄소감축을 역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재임기간 나무 심기에 주력하는 등 기후 변화를 완전히 무시하지는 못했다”며 “전 세계적 탄소 규제 강화에 대해 우리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송 연구위원도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된다면 기업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것이 쉽지 않다. 원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국제경쟁력을 올리기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한시적으로 필요하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어마어마한 정부 지원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일 동맹 관계 상황에서 협상력 제고를 위한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의에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TP)’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허 연구위원은 “한미일 공조에서 관건은 한국과 일본의 연결”이라면서 “CPTTP는 한일 양자적 협정은 아니지만 일본과의 무역 협정에서 동반자적 관계를 공고히 할 수 있다. 이같은 조약에 근거해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