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발생, OECD 2위인데 예산 삭감…“퇴치 18년 늦어질 듯” [2024 국감]

결핵 발생, OECD 2위인데 예산 삭감…“퇴치 18년 늦어질 듯” [2024 국감]

기사승인 2024-10-14 13:14:51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결핵 환자 수를 인구 10만명당 10명 이하로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2048년에야 달성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결핵 발병 위험이 높은 돌봄시설 종사자들의 검진 예산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이 대한결핵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잠복결핵감염 검진치료 강화방안’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결핵 환자 수가 지난해 OECD 회원국 중 2위, 사망률 4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결핵 환자 수는 2023년 기준 1만9540명으로, 인구 10만명당 38.2명에 달했다.

결핵 발생률은 코로나19 유행 때 잠시 줄었으나, 종식 선언을 한 2023년에는 다시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결핵 환자 감소율을 보면 코로나19 유행 기간인 2019년부터 2022년까지 10.8~19.4%를 보였지만 2023년 4.1%로 급격히 둔화됐다. 올해에도 5% 미만의 감소율이 예상된다.

정부의 목표 달성도 요원한 모양새다. 정부는 제3차 결핵종합계획을 통해 2027년까지 인구 10만명당 결핵 환자 수를 20명 이하로, 2030년에는 10명 이하로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선 매년 17% 의 감소율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감소 추세로는 목표 달성이 2048년으로 지연될 전망이다.

특히 돌봄시설 종사자들의 검진 예산을 전액 삭감해 우려가 크다. 지난해 통계를 보면 집단시설 접촉자의 결핵 발병 위험은 일반인보다 3배 높다. 

올해 8월 말 교직원, 산후조리원, 아동복지시설, 의료기관 등 돌봄시설 종사자 1만5076명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선 잠복결핵 양성률이 40.8%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의무검진 대상자의 양성률 18%의 2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다. 잠복결핵감염은 활동성 결핵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요소로, 조기 발견과 선제적 치료가 중요하다. 

돌봄시설 종사자들은 결핵 발병 시 영유아와 같은 취약계층 전파 위험이 크기 때문에 철저한 검진과 치료를 통한 전염 차단이 중요하다. 

최보윤 의원은 “산후조리원, 어린이집 등 돌봄시설 종사자들의 결핵 발생률이 일반 국민보다 현저히 높은 상황에서, 정부가 2024년과 2025년 돌봄시설 종사자 검진 예산을 삭감한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취약계층의 감염 위험을 방치해 심각한 공중보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결핵 퇴치라는 국가적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고위험군에 대한 주기적 검진 체계 구축과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며 “결핵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인력과 예산을 확충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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