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북한이 총 1만여명의 인력을 러시아에 파병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 EU 정상회의 참석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보당국에 따르면 지상군, 기술자 등 여러 종류의 인력을 모두 합해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1만명을 준비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히 “일부 장교들은 이미 (러시아에 의해) 점령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배치됐다”며 “이는 러시아가 병력 손실이 커서 그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것이고, 러시아 내 동원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서 다른 국가를 동참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를 미국과 EU 정상들과도 논의했다. 두 번째 국가가 전쟁에 참전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이란도 러시아에 드론, 미사일을 줬지만 공식적으론 인력을 지원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3일부터 세 차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주장해왔다. 앞서 우크라이나 언론은 지난 3일 도네츠크 전선에서 자국군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러시아 측 20여명 가운데 북한군 6명이 포함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도 북한의 러시아 파병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 관련 보도가 사실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사실 확인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거래에 더해 직접 전쟁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 정부는 이를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