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나전칠기 공론화위, ‘박물관 건립’ 권고

목포 나전칠기 공론화위, ‘박물관 건립’ 권고

목포문화연대‧정의당 목포시지역위, ‘재정 열악‧공감대 부족’ 박물관 건립사업 전면 재검토 촉구

기사승인 2024-10-23 16:35:30
(가칭)한국나전칠기박물관 건립 시민공론화위원회가 나전칠기 보존과 활용에 대한 최종 권고문을 21일 목포시에 전달했다. 중앙 왼쪽 김종익 위원장, 오른쪽 박홍률 목포시장. 목포시 제공
(가칭)한국나전칠기박물관건립 시민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는 박물관 건립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목포시의 재정 여건 등을 고려, 전시‧체험 등을 위한 열린 수장고를 조속히 조성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목포문화연대와 정의당 목포시지역위원회는 목포시의 열악한 재정 여건과 공감대 형성 부족 등을 이유로 박물관 건립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공론화위는 지난 21일 목포시에 제출한 권고문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기증품의 보존과 활용에 관해 적극적인 정책을 수립하라”고 권고했다.

열린 수장고 부지로 즉시 활용이 가능한 목포문화도시센터 1층이 적절하다며, 일정 수준의 전시 기능과 관람객 체험, 영상미디어 콘텐츠 제작, 보존·수리 기능 등을 위해 목포시가 작년 시의회에 제출한 4억 원보다 증액해 2025년 목포시 본예산에 반영할 것도 권고했다.

또 기증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박물관 또는 전시관 조성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경제적 타당성, 지속 가능성, 지역 문화예술인 연계 방안 등 깊이 있는 조사·연구를 선행하고, 충분한 시민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추진 여부와 세부 추진 방법을 강구해야한다고 밝혔다.

공론화위는 나전칠기의 보존과 활용에 관한 지역사회의 논쟁에서 시의 재정 사정도 크게 작용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박물관 등 건립과 건립 이후의 국비뿐만 아니라 지역 연고 기업의 후원 및 시민 모금 등 재원 조달에 대해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물관 등의 부지로는 전시 시설이 밀집한 갓바위 일원, 목포의 상징 공간인 근대역사문화공간, 또는 조성 중인 조선내화 복합문화공간 인근 부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유휴시설 리모델링이나 신축 여부도 같이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론화위는 “이번 권고를 계기로 나전칠기 기증품의 가치에 관한 소모적인 논쟁은 마무리되고, 기증품의 보존과 활용 방안에 관해 지혜를 모으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는 당부도 남겼다.

한편 지난해 5월 목포시가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손혜원 고문에게 기증받은 근현대 나전칠기 작품 294점의 보존과 활용 방안 마련을 위해 올 5월, 조례에 근거해 20명의 위원으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12차례의 회의 등을 거쳐 최종 권고문을 전달했다.

목포시는 공론화위원회의 최종 권고사항에 대해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그러나 위원회 운영의 편향성을 지적하며 정태관 공동대표가 중도 사퇴한 목포문화연대는 권고문에 대해 “목포시가 추진하려는 박물관 건립 계획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로 전락했다”며 “목포시의 거수기 역할을 충실한 권고”라고 비판했다.

목포문화연대는 22일 입장문을 내고 “손 전 의원이 기증한 작품의 감정가로 미뤄 재정자립도가 18%에 불과한 목포시가 100억 원 상당의 박물관 건립을 권고한 것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목포시의 재정이 최악임에도 재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을 권고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목포시지역위원회도 나전칠기박물관 건립사업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기증된 작품들이 어떤 측면에서 우수한지, 또 작품들이 지역 문화예술계와 어떻게 연이 닿아있는지 확인돼야 한다면서 “맥락 없이 박물관이 지어진다면 대중을 유인할 스토리텔링 부재로 박물관은 텅 빈 공간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공청회에서 목포시가 박물관 공사비용으로 약 100억 원을 제시했으나, 외부 시설을 포함한 공사비용과 연간 운영비는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 없이 추진된다면 거대한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