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공사엔 전문성 필요없나”…또 불거진 강훈 내정설에 안팎 부글부글

“관광공사엔 전문성 필요없나”…또 불거진 강훈 내정설에 안팎 부글부글

직원들 “전 부사장에 불만 많았어, 반복될까 두렵다”
“대통령실 마음대로 하는 낙하산 인사…국회도 책임”

기사승인 2024-10-28 06:00:06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 사장직에 강훈 전 비서관이 내정되었다는 소문으로 인해 공사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관광공사에서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가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2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관광공사는 현재 상급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에 최종 사장 후보 추천을 마쳤음에도 임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강훈 전 비서관을 내정해두고 국정감사가 끝날 때까지 미루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5일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은 “김장실 전 사장이 퇴임한게 올해 1월 12일인데, 지금까지 차기 사장을 임명·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공공기관 내정설이 불거진 강훈 전 정책홍보비서관 실명을 거론하며 낙하산 인사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내정자로 지목된 강훈 전 정책비서관은 언론인 출신으로, 관광 관련 경력은 전무하다.

관광공사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가 반복되는 것이 꺼려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공사 노동조합에서도 내정설을 인지한 만큼 사장 임명 결과에 따라 대응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 부사장이 본인을 낙하산이라고 지칭하며 내부에서 갑질과 폭언을 일삼았다는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강훈 전 대통령실 정책홍보비서관. 연합뉴스

강훈 전 비서관의 내정설이 불거진 이후 지난 8월 말 진행된 한국관광공사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관광공사 노동조합은 전 부사장 논란을 두고 ‘혹독한 아홉수를 겪었다’ 고 표현하며 “지난해 어려운 상황을 겪으면서 입은 직원들의 상처는 아직 치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관광공사에 재직 중인 직원 A씨는 “올해 상반기 여행수지 적자가 자그마치 64억8000만달러다. 관광 경력이 많은 적임자가 와서 국내 여행산업을 빨리 키워나가야 하는 상황인데 관광 관련 경험이 전무한 비전문가가 오는 것이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관광공사 직원 B씨도 “전 부사장도 낙하산 인사라고 본인을 당당하게 지칭하면서 직원들 사이에선 편을 가르는 분위기도 생겼고, 공사 내 관광 사업 등을 편향적으로 운영해 내부에서 불만이 매우 많았다”며 “그런 일이 있었던 지 일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또 낙하산 인사가 임명이 되어 비슷한 일이 반복될까봐 걱정된다”고 전했다.

반복되는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참여연대 권력감시팀 관계자는 “다수가 아무런 관련 경력 없이 사장직이나 감사직을 맡고 있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자격 요건에 관광 전문가를 뽑는다고 명시가 되어 있는데, 그런 것들이 고려되지 않고 최소한의 전문성도 없는 사람들이 고위직에 앉는 부적절한 관행”이라고 비판했다.

김태윤 한양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의 인사는 공공기관 운영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서 제도가 정교하게 마련되어 있다. 그런데 이런 절차가 무의미하게 대통령실 마음대로 하는 인사로 전락해버린 것”이라며 “이 사람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선정되었느냐를 제대로 따지지 않은 국회의원도 공범”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현재 공공기관이 처한 사정이 어렵고,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와서 해도 헤쳐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장 망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도, (낙하산 인사가 되면) 기관이 병들어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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