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계열사 대표들이 한미약품의 독립 경영에 대해 혼란만 가중했다고 비판했다. 한미약품은 ‘오너 독재 경영에 따른 폐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한미그룹 계열사 대표단은 4일 사내망에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북경한미약품 임해룡 총경리, 한미정밀화학 장영길 대표이사, 온라인팜 우기석 대표이사, 제이브이엠 이동환 대표이사, 한미사이언스 헬스케어사업부문 박준석 부사장 등 한미약품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 인사가 동참했다.
대표단은 “대주주 일가가 부담해야 할 상속세 문제에 외부세력이 개입하면서 대주주 가족 간 단합을 해치고, 이로 인해 한미그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그룹 내 일부 임직원까지 실체가 불분명한 독립 경영을 외부에 선언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지난 8월 한미약품은 독립 경영을 선언했다. 지주회사에 위임해 왔던 인사 부문을 독립시키고, 한미약품 내 인사조직을 별도로 신설했다. 이를 두고 계열사 대표단은 ‘외부 세력의 경영 간섭’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대표단은 “대주주 가족은 화합해 한미의 미래를 위해 모든 다툼을 즉시 중단하고 국내 영업 및 신제품, 신약 R&D, 글로벌시장 개척 등 핵심사업에 모든 역량을 기울여달라”며 “한미그룹의 단합을 위해 외부세력은 더 이상 한미에 머물지 말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미약품은 ‘오너 독재 경영’의 폐해라고 표명했다. 이날 한미약품은 입장문을 통해 “오너 독재 경영의 폐해를 여실히 드러낸 이번 한미사이언스의 일부 계열사 대표들의 성명 발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독단적인 오너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계열사 대표님들의 갈등과 고민, 고뇌도 함께 읽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성명서를 계기로) 한미약품이 추구하고자 하는 독자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는 더욱 굳건히 나아가야 한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라며 “이번에도 정도와 원칙을 지키는 정도 경영, 본업을 지켜내겠다는 사명감으로 한 치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를 향해 “외부세력 개입 중단을 선언한 한미사이언스 입장에 환영의 뜻을 밝힌다”면서 “외부세력 개입 중단을 선언한 만큼, 특정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식, 또는 제3의 기업에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하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또 “한미약품은 독단적인 지주회사 경영 방식을 건강하게 견제하고, 지주회사 위법 행위에 대해 침묵하지 않으며 지주회사와 계열사가 상호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