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향후 5년간 지방정부 부채에 한화 약 200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장관)은 이날 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12차 회의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지방부채 해소 재원에 10조위안(1937조원)을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국회 격인 전인대는 이날 지방정부 부채 한도를 6조위안(약 1162조원) 증액하는 안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5년간 총 4조위안(775조원)의 재원으로 지방정부 부채를 대신 갚을 계획도 밝혔다. 둘을 합해 지방정부 부채에 투입되는 재원이 10조위안이라는 것이 란 부장의 설명이다.
중국 재정부는 올해부터 매년 8000억위안(155조) 규모의 지방정부 특별채권을 발행해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란 부장은 현재 14조3000억위안(2769조원) 규모의 지방정부 부채가 숨겨져 있다면서 이번 조치로 2조3000억위안(445조원)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금융센터가 지난 9월 발간한 ‘중국 12개 취약 지방정부의 재정 건전성 평가’를 보면 중국 지방정부는 부동산 활황 시기 철도, 발전소, 공항 등 신규 인프라를 경쟁적으로 유치했다. 광시성 구이린 지역은 관광객을 유치한다며 수년간 고속철도역 9개를 신설했는데, 일부 역은 일평균 승객 수가 200명에 불과했다.
문제는 이 자금을 LGFV라는 자금 조달용 특수법인으로 조달했다는 점이다. 특수법인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에 장부에 잡히지 않아 숨겨진 부채가 발생했다. 보고서는 LGFV를 감안한 취약지역의 부채규모가 겉으로 들어난 명목부채의 2배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중국 정부는 뒤늦게 신규투자를 제한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 부진이 겹치며 지방정부 부채가 급증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윈난 등 고위험 채무를 지닌 지방정부 12개를 선정해 신규 인프라 투자를 제한하고 부채 조정을 지시했다. 12개 지역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11조위안(2130조원) 이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구조조정은 중국의 경기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 백진규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의원은 “중국의 정부부채는 지난 10년간 2배 이상 확대됐다”면서 “취약지역 경제성장률이 중국 평균을 하회하며 금년 목표치 5% 내외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