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핵심 방산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직을 새로 맡게 됐다. 미국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취임식에 초대를 받는 등 재계 대표 미국통 인사로 알려진 김 회장의 미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을 극대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4일 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김 회장이 최근 자사 회장으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다만 사측은 공식적으로 이번 인선 배경에 대한 별도 설명을 내놓지는 않았다. 김 회장은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시스템, 한화비전의 회장직을 수행해 왔다. 아울러 김 회장의 최측근 인사인 김창범 부회장도 새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한미교류협회 초대 회장을 지내기도 한 김 회장은 미국 정계 인사들과 폭넓은 교류를 가져온 국내 재계의 대표적인 미국통 인사로 손꼽힌다. 김 회장은 오랜 지인이자 트럼프 캠프에서 외교·안보 분야 자문을 맡았던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의 추천으로 지난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 1기 취임식에 초대받기도 했다. 다만 당시 김 회장의 건강 문제로 취임식에 참석하진 못했다.
김 회장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장직 수행은 트럼프 집권 2기를 맞아 미국이 국방 예산을 바이든 정부 때보다 더 크게 늘릴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한국의 대미 방산 수출 확대를 대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군은 해외에서 자주포 도입을 추진 중이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로 대형 수출 계약을 성사시킨 K-9 자주포의 미국 수출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한화그룹 차원에서는 한화오션도 트럼프 신정부 출범 후 미 군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적극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 첫 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 있어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 분야에 대해 앞으로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과 이야기를 이어가길 원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