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시선]전북자치도 출연기관 난맥상 쇄신해야

[편집자시선]전북자치도 출연기관 난맥상 쇄신해야

도의회 행정감사서 기관장 갑질·감독 부실·자질 부족 등 질타
도청 인사시스템에 우려…고칠 건 과감히 고치고 인사 혁신 시급

기사승인 2024-11-18 10:15:05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전경

쿠키뉴스 전북본부 데스크칼럼 <편집자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과 현안들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고 격려할 것은 뜨겁게 격려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정치적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전라북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전북특별자치도의회의 전북자치도 본청과 산하 출연기관 등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시작되면서 김관영 도정의 부실 인사와 사업 부풀리기 의혹과 함께 산하 출연기관의 난맥상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전북자치도의회는 도청과 교육청, 기관단체 40여곳의 부서장과 간부 등 모두 280여 명에게 증인출석요구서를 송부하는 등 집행부에 대한 ‘송곳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가장 먼저 이목을 끈 곳은 전북특별자치도 문화관광재단(재단), 도의원이 특정인 승진 인사의 불합리성을 지적하자 재단이 반발하는 등 재단과 의원 간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박용근 도의원은 도의회 본회의에서 긴급 현안 질의를 통해 재단의 폐쇄적인 조직 운영과 전북도의 지도·감독 부실에 대해 비판한데 이어 14일 행정감사에서도 재단의 인사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박 의원이 문제 삼은 것은 크게 4가지로 형사처벌을 받은 직원의 승진이 합당한지, 지방재정법 위반으로 부당 지급된 보조금 환수 여부, 내부 부조리를 방조한 재단 대표이사의 직무유기, 승진한 본부장의 심사 개입으로 선정 결과가 뒤바뀐 사건에 대한 감사 등이다. 
 
박 의원은 ‘지방재정법 위반’으로 형사재판에서 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직원을 노동위원회 구제로 복직시킨 뒤 기존 ‘강등’이었던 징계를 무효화하고 감경 사유를 적용해 ‘정직 1개월’로 낮춘 뒤 본부장으로 승진시키는 비상식적인 인사를 하였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나 재단은 ‘무책임한 비난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재단 노조는 “재단의 공정한 인사와 징계권을 부정할 뿐 아니라 기관 운영의 정당성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단편적인 제보에 의존해 추가적인 사실 확인 없이 편향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노동자의 헌신과 성과를 폄훼하는 부당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다시 재단의 반박에 대해 ‘책임회피로 면피성 변명에 불과하다’고 비난하고 “재단의 반박 기사는 도지사 긴급 현안질의에 관한 것으로 도청을 거치지 않고서는 배포가 불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도청의 지도·감독 부실과 만약 도청 확인 뒤 배포됐다면 도지사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지사와 재단은 사안의 적정성에 대해 다시 심각히 검토해야겠지만 도의원의 지적을 재단 대표가 아닌 노조가 나서서 특정 인물을 옹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어딘가 ‘작전’의 여지가 있고 지방 의회에 대한 도전이며 도민들이 보기에도 모양새도 어울리지 않는다. 

문화관광재단은 또 ‘출장 중 강연한 사실’을 행정감사에서 위증해 논란이 된 한 본부장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하지만 그 본부장은 위증뿐 아니라 직장 내  갑질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어 대표가 본부장의 퇴로를 열어준 ‘꼬리자르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도의회 경제산업건설위원회에서는 출연기관인 자동차융합기술원의 방만한 운영과 부실 해외 연수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김대중 위원장은 30가지 핵심부품의 원천 기술을 확보해 수입 부품의 국산화를 이루는 게 목표인 ‘전북형 30대 상용차 핵심부품 개발 사업’은 도비가 60억원이나 들어가는 사업인데 지난해 11월 예산 20억원이 통과됐는데 올해 9월에야 시업이 시작된 이유를 따져 물었고 올해 국가 공모사업 절반 탈락, 주요 사업의 집행률 50% 미흡 등을 지적했다.

서난이 의원은 “이항구 원장의 대외적인 네트워크로 인한 기술원 발전과 예산 확보 증가를 기대했지만 국비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내년 예산이 510억원으로 2022년 1100억원에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고 지적하고 기술원이 자본잠식 우려가 있다고 질타했다. 이 원장은 산업연구원에서 30년 넘게 근무하며 자동차산업을 연구한 전문가로 김관영 지사 취임이후인 2023년 2월 취임했다.

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 행정감사에서는 이애선 전북도립미술관장의 갑질과 비인권적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박용근 도의원은 관장이 직원에 대해 부당한 업무지시를 반복하고, 사직을 종용하는 등 지속적인 갑질과 인권침해를 반복했다며 미술관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또 관장이 ‘전북 미술을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로 비유한 발언’을 했다며 지역 미술 비하와 폄훼에 대해 추궁하고 미술관 소장품 구입 과정과 추천·심의위원회 운영 절차상의 문제점도 제기됐다. 이 도립미술관장도 김관영 지사 취임 후인 2022년 9월 임명됐다.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된 산하기관과 출연기관의 난맥상은 대부분 기관장의 일탈과 무능에 기인한다. 공공기관을 이끄는 수장은 전북자치도의 선발 절차를 통해 임명된 인물로 알게 모르게 도지사와 인연을 맺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또 도지사 전임 비서실장이 중앙협력본부에 재임용되고 전 대변인도 부설기관장으로 이동했으며, 도의 전 소통기획과장도 산하기관장으로 복귀를 시도했다가 무산됐다는 설이 나오는 등 인재풀의 부재와 소위 ‘회전문 인사’도 김 지사 인사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최근 전북자치도 고위 공무원들의 잇단 갑질, 비위 논란 등과 함께 출연기관장의 무능과 일탈이 밝혀지면서 김관영 지사의 인사 검증과 리더십에 ‘구멍’이 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도의회의 행정감사는 국회의 국정감사와 같이 올 한해 도청과 산하 출연기관의 업무를 평가하고 감사하는 중요한 기능이다. 하지만 도의회의 지적과 질타를 일과성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김 지사와 도청, 출연기관은 이번 행정감사에서 나온 지적을 달게 받아 고칠 것은 고치고 쇄신할 것은 쇄신하고 재발 방지 대책도 세우기 바란다. 김 지사는 또 인사 조치가 필요하다면 과감한 인사 혁신을 단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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