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풍년에도 호텔업계 울상…힘 못쓰는 신라·롯데

관광객 풍년에도 호텔업계 울상…힘 못쓰는 신라·롯데

호텔신라 면세 부문 영업손실 387억원, 롯데 460억원

기사승인 2024-11-19 06:00:08
롯데호텔 서울. 호텔롯데

‘면세 부진’ 바람이 매섭다. 면세 사업 출혈에 방한 관광객 증가에도 호텔업계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19일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46만4300명으로 지난해 대비 33.4%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달(146만명)을 처음으로 뛰어넘은 수치다. 

그러나 호텔업계는 좀처럼 웃지 못하고 있다. 국내 주요 호텔로 꼽히는 호텔롯데와 신라호텔 모두 3분기 씁쓸한 성적표를 받았다. 

호텔신라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조162억원이다. 매출 자체는 전년 대비 0.4%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이 17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됐다.

현재 호텔신라는 면세 사업 부문과 호텔·레저 부문 두 개로 나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전년 동기에는 163억원이었던 면세 사업 부문 영업손실이 이번 분기에 387억원을 기록하며 크게 두드러졌다.
 
호텔롯데 역시 3분기 매출액은 1조28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감소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3분기에만 4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역시 작년 동기 영업손실이 98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호텔롯데는 2022년도 4개였던 사업 부문을 3개 영역으로 통합하면서 현재 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롯데월드 3개의 사업부를 운영 중이다. 호텔롯데는 “호텔 사업부는 외국인 투숙객 유입 지속에 따라 실적 개선됐다. 월드사업부는 매출 순항을 이어가고 있지만, 신사업(콘텐츠사업) 비용 증가 및 인건비 영향으로 이익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면세사업부의 경우 면세시장 판매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 중” 이라면서 “고환율에 따른 상품원가 상승, 희망퇴직 시행으로 인한 퇴직급여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다”고 전했다. 이달 초 롯데호텔앤리조트는 4년 만에 조직 효율성 등을 위해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호텔 매출 성과가 면세 사업 출혈을 방어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 사업부는 이익을 낼 수 있는 범위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사업을 확장한다고 해도 눈에 띄게 성장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런 상황에 면세업계는 계속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면세 비중을 크게 뒀던 호텔 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면세업계 관계자 역시 “관광객이 화장품 쇼핑을 하더라도 더이상 면세점을 이용하지 않게 됐다"며 "업계 회복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신라호텔

이에 호텔업계는 최대한 호텔 사업부에서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당사 중국인 투숙객은 약 5만여명으로 (투숙객) 비중이 2.3%에 불과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8만여 명으로 비중이 3.5%까지 회복된 상태”라며 “중국인 투숙객 증가와 더불어 매출 상승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사업 확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호텔롯데는 올해 ‘L7 시카고 바이 롯데’를 오픈했으며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필드시에 ‘L7 인디애나(가칭)’도 선보일 예정이다.

신라호텔도 신라스테이를 중심으로 사업을 키운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신라스테이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확장 전략으로 성장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투자 비용이 크고, 준비 기간도 오래 걸리는 특급호텔에 비해 위탁 운영 방식인 신라스테이의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이어 “지난 5월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를 오픈한데 이어 12월 10일 전주에 16번째 신라스테이를 오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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