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이전 ‘강남북 균형 발전 축’…포기하지 않을 것” [쿠키인터뷰]

“국기원 이전 ‘강남북 균형 발전 축’…포기하지 않을 것” [쿠키인터뷰]

오언석 도봉구청장 “서울시, 이전 계획 일방적 철회”
“대화 지속...도봉구, 문화관광경제도시로 만들 것”

기사승인 2024-11-25 06:00:05
오언석 도봉구청장. 서울 도봉구

“곪은 상처는 과감히 도려내야 합니다. 그래야 새살이 돋습니다. 시계도 망가지면 바꿔야 합니다. 건전지를 교체하더라도 금방 다시 망가지기 마련이죠. 강남에 있는 국기원을 리모델링한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예산이 투입될 것입니다. 어떤 사업이든 호흡을 길게 가지고 가야 합니다.”

최근 서울 도봉구 본청에서 만난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서울시의 발표는 무책임한 처사”라며 이같이 말했다. 태권도의 총본산 격인 국기원을 도봉구에 유치하기 위해 도봉구와 주민들은 오랜 시간 힘을 쏟았다. 국기원 유치를 위한 범구민 서명 운동에는 17만명이 참여했다. 국기원 이전은 도봉구가 ‘문화관광경제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발걸음이자, 동북권 인근 주민들의 염원이다.

앞서 서울시의 일방적인 통보는 도봉구에 청천벽력으로 다가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9일 제327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본희의 시정질문에서 “현재 상황으로 보면 (도봉동 화학부대 이전 부지로) 국기원 이전은 어렵다”고 밝혔다.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국기원은 1972년 개원 이후 세계태권도본부로서 상징적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시설 노후화로 안전 우려가 제기돼 이전 건립이 추진됐다. 국기원 부지는 강남구가, 건물은 서울시가 각각 소유하고 있다.

오 구청장은 국기원 이전을 ‘강남북 균형 발전의 축’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도, 정부도 강남북 지역 균형 발전을 이뤄야 하지만 정작 움직이지 않는다”며 “뭘 가지고 강남북 균형 발전을 이룰 거냐”고 물었다. 그는 이어 “국제 경기나 올림픽 등을 할 때 오는 방문자들을 도봉구에서 다 수용할 수 없다”며 “노원, 성북, 강북, 의정부 등 주변 도시의 호텔에서 머무르고 음식을 먹는다”고 덧붙였다. 국기원 이전이 도봉구 뿐 아니라 강북권 지역에 주는 경제적 파급 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얘기다.

서울시와 국기원은 지난 2022년 5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논의를 이어왔다. 당초 국기원을 도봉구 화학부대 부지로 옮기기로 했지만, 건립 비용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진통을 겪었다. 오 구청장은 “서울시에서 용역을 하고 MOU까지 체결한 사업이다. 어떻게 손바닥 뒤집듯이 하냐”며 “모든 사업은 항상 허들이 있다. 허들을 뛰어넘고 추진해야 일을 해낼 수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는 범구민 서명 운동과 함께 관련 행사도 진행해 왔다. 도봉구 국기원 이전을 잠정 결정하고, 국기원 유치 염원 타이틀로 행사를 여러 번 했다. ‘국기원 도봉구 이전 기원 서울시민 걷기 대회’에는 시민 1500여명이 참석해 둘레길을 걸었다. 오 구청장은 서울시의 발표를 두고 “도봉구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주민들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오 구청장은 도봉구가 국기원 유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더 강조했다. 그는 “구에서 자체적으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든 서울시든 문체부든 관련 부처와 지속적으로 대화를 할 계획”이라며 “국기원 유치와 함께 한옥마을 조성, 서울 아레나 착공 등을 통해 도봉구를 ‘문화관광경제도시’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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