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랑써밋 74' 뻘층 반출 사토, 갈곳을 잃어

'블랑써밋 74' 뻘층 반출 사토, 갈곳을 잃어

1급 발암물질 검출된 현장, 사토 배출 중
국가신문고 민원에 함안군 원상복구 답변

기사승인 2024-12-02 10:10:06
 동구 범일동 대우건설 공사현장에서 나온 반출 뻘층 토사를 덤프트럭에 옮겨 담는 모습. 제보자

"오늘은
또 몇 십 리(十里)
어디로 갈까.

산(山)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소월의 시 '길'의 구절이 아니라, 부산시 동구의 주한미군 55보급창과 접한 건설현장에서 토해낸 뻘층 사토 반출로 인한 논란의 이야기다. 
부산시 동구의 주한미군 55보급창과 접한 건설현장에서 토해낸 뻘층 사토는 함안군, 경남양산 원동, 경남 김해 진례, 경남 밀양 초동까지 최근 4차례 반출 되었다.
건설사 측은 각 지자체 사토승인을 받았고 불법야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가신문고에 민원에 대한 함안군의 11월 19일 답변 .국가신문고 갈무리 

허나 함안군 농경지 오염토 복토 문제와 관련한 국가신문고 민원에 대해 함안군은 "이물질 혼합된 성토재 및 재생골재등이 현지 확인시에 발견되었다. 이에 군에서는 원상복구 명령을 실시하였고, 차후 미 복구시 사법조치(고발)할 예정이다"라고 답변을 달았다. 

앞서 미 55보급창은 환경부 조사 결과 1급 발암물질인 비소와 납 등 중금속이 기준치보다 최고 20배 가량 검출된 바 있다. 기준치를 세 번이나 초과했다.
관할 동구청의 수차례에 걸친 정화 명령을 받는 등 오염토 불안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일제 강점기 때 조성된 매립지로, 어떤 유해물질이 어느 정도 땅속에 묻혔는지 파악조차 어렵다.

지난 10월22일 부산광역시 국정감사에서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69층 (블랑써밋 74) 아파트는 55보급창 위치를 봐서 환경문제가 심각해 보인다"고 지적했고, 이에 박형준 부산시장은 "55보급창은 오염토 정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시공사 대우건설 측은 "2022년 정밀조사를 근거로 착공 전 정화공사를 완료했고 당시 오염토는 적법한 절차로 진행했다"며 "현재 반출 중인 뻘층은 원지반에 해당된다. 정밀조사 때나 지금 시험결과상으로도 정상적인 토사일 뿐 오염토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반출토사는 이미 세척과정을 마쳤고 시료분석 결과 발암물질 검출이 안되었다.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복토되는 토양은 오염토가 아니며 흙의 검정색은 바닷가 인근에서 발생한 뻘층이나 시멘트, 모래 점토 때문이다"라 덧붙였다. 

허나, 본지의 취재 중 만난 현장관계자 A씨는 시공사의 입장을 완벽히 뒤집는 제보를 내놨다. 
"흙을 씻어서 내보낸다는 것(세척작업)은 말이 안된다. 흙을 씻을 곳도 없고, 씻으면 찰흙이 되고, 그렇게 되면 함수비(토사에 물을 머금고 있는 비율)가 높으면 흙을 받아줄 곳이 없다.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며 시공사의 주장을 일축했다. 

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지난 11일 한 언론을 통해 "이미 매립이 완료된 2~3곳을 굴착 해 보니 냄새도 없었고, 지하에 있던 흙이라 살짝 검은색으로 보일 뿐 평범했다"며 "업자가 제시한 토양성분 분석 결과표에 오염우려기준 '적합'으로 나와 있었고, 분석 일자도 올해 4월 이어서 신뢰도가 높다"고 답변했다. 
함안군이 국가신문고에 답변한 내용과는 정반대의 답변을 내놓아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면서도 언론의 '적합' 판정을 받은 분석표 요청에는 '공문서'라며 적극 거부하고 있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형태의 사토 폭탄돌리기로는 해당 현장에서 배출 되는 뻘층 사토 반출토가 오염토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할수도 없고, 그럼으로서 더이상 갈 곳도 잃을 것 같은 모양새이다. 
손상훈 기자, 서영인 기자
sonsang@kukinews.com
손상훈 기자
서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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