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인 신경모세포종의 치료제인 ‘콰지바주’가 이달부터 급여 적용을 받는다. 환자단체는 “환자 접근권을 보장하는 첫걸음”이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달 1일 콰지바주가 건강보험에 신규 등재됐다. 콰지바주는 고위험군 및 재발성 신경모세포종 환자들에게 필수적인 치료제다. 신경모세포종은 원시 신경능 세포에서 유래하는 악성 종양으로, 주로 5세 미만 소아에서 발병한다.
콰지바주의 건강보험 급여 기준은 만 12개월 이상 만 20세 미만의 신경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유도 화학요법 이후 부분반응 이상을 보인 뒤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고위험군 환자 중 INSS(International Neuroblastoma Staging System) 기준 4기이거나, INSS 2~3기이면서 MYCN 유전자 증폭이 있는 경우 투여 대상에 포함된다. 또한 재발성 또는 불응성 신경모세포종 환자에게도 투여 가능하다.
콰지바주에 대한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환자는 연간 약 37명으로 예상된다. 환자 한 명당 연간 치료비는 약 3억4448만원으로, 본인부담금은 약제비의 5%인 약 1722만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시 약 1050만원으로 추가 경감이 이뤄진다.
콰지바주는 의약품 경제성 평가 자료 제출 생략 대상 약제로, 임상적 유용성과 건강보험 재정 영향을 고려해 정부와 공급사인 레코르다티코리아가 환급형·총액제한형·성과기반환급형 총 세 가지 유형의 위험분담제 적용에 합의했다.
또 콰지바주는 허가·평가·협상 병행제도 시범사업의 1호 약제로, 심평원은 품목허가 전에 급여 기준을 마련하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지난 5월29일 열린 제4차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급여 기준을 설정했고, 이어 6월19일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받았다. 허가·평가·협상 병행제도는 식약처 품목허가와 심평원 급여적정성 평가 단계를 동시에 진행한 뒤 약가협상 단계로 넘겨 보험 급여를 빨리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8월8일 열린 제8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는 콰지바주가 비급여 판정을 받았으나, 해당 제약사의 재신청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재심의를 통해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약제급여평가위원회 통과 전 사전 협의를 거쳐 약가협상 기간을 기존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해 협상이 신속히 진행됐다. 건강보험 등재는 2023년 10월26일 급여 신청 이후 약 13개월 만에 이뤄졌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관계자는 “콰지바주는 신속등재 제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이지만, 등재까지 걸린 시간이 여전히 길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등재 과정에서 해당 제약사에 7차례에 걸친 자료 보완 요청이 있었으며, 이는 전체적인 절차 지연의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제약사가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면 5~6개월 만에 등재가 이뤄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제약사는 자료 제출에 더욱 신속하고 책임감 있게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또 “이번 콰지바주의 건강보험 등재는 생명과 직결된 신약의 신속한 환자 접근권 보장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한다”면서 “이를 계기로 신속등재 제도가 정착돼 환자들이 적시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며, 이는 정부와 제약사가 함께 책임져야 할 책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