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로 쓰러진 ‘모야모야병’ 10대…응급실 찾아 헤매다 숨져

뇌출혈로 쓰러진 ‘모야모야병’ 10대…응급실 찾아 헤매다 숨져

첫 신고 후 6시간 만에 뇌 수술

기사승인 2024-12-03 10:21:27
서울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모야모야병 투병 중 뇌출혈로 쓰러진 10대가 응급치료 지연으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수원시에 거주하던 A(16)군은 지난달 15일 새벽 12시30분쯤 뇌출혈로 쓰러졌다. 이에 구급차가 긴급 출동했지만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했다. 

구급대원들은 인근 중소병원과 대학병원 두 곳을 포함해 접촉 가능한 모든 곳에 연락을 취했지만 모두 진료 거부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가까스로 집에서 약 9㎞ 거리에 있는 병원 응급실 한 곳이 연결됐고, 첫 신고 이후 70분 만에 응급실에 도착했다. 그러나 해당 병원 측에선 “수술이 어렵다”며 다른 곳으로 안내했다.

이 과정에서 또 시간이 흘러 A군의 뇌 수술은 첫 신고 후 6시간 만인 오전 6시30분쯤 다른 병원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A군은 사경을 헤매다 결국 일주일 만에 숨졌다.

모야모야병은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주요 혈관이 점차 좁아지며 막히는 질환이다. 10세 전후 소아와 40~50대 성인에서 상대적으로 흔하게 발생한다. 뇌로 충분한 혈액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면 뇌졸중·뇌출혈 같은 심각한 뇌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한편 의정갈등이 장기화됨에 따라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19일부터 8월25일까지 이어진 구급차 재이송 건수는 3071건으로, 전공의 사직 사태 이전인 지난해 8월11일부터 올해 2월17일까지의 집계치에 비해 46.3% 늘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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