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비상계엄 여파로 불안한 시장 안정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년금융·보이스피싱 등 민생 현안들은 다소 뒤로 밀리는 모습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4일 오전 7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서울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긴급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당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부터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당국 수장들은 3일 밤 11시40분 첫 긴급 간담회를 소집해 시장 불안 요인에 대해 논의했다. 최 부총리는 당시 “비상계엄 선포 이후 예상되는 시장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가능한 모든 금융·외환시장 안정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의 신속한 대응은 비상계엄에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우려한 영향이 크다. 앞서 원·달러 환율의 경우 3일 야간 거래 중 1440원까지 치솟았다.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도 계엄령 선포 직후 30분만에 28.9% 급락한 9350만원까지 떨어졌다.
시장의 안정을 위한 각 기관별 대응은 계속되고 있다. 금융위는 4일 오전 8시30분 김 위원장 주재로 이 금감원장을 비롯해 금융공공기관 등 유관기관장 및 금융협회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여기에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시장 안정화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금융통화위원회 개최할 예정이다.
당국의 노력에 시장 혼란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4일 오전 10시 코스피 하락 폭은 전 거래일 대비 1.59%로 제한됐으며,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10분 기준 전날 종가 대비 3.3원 오른 1406.2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금융시장 안정화에 당국의 초점이 맞춰지면서 민생 관련 일정은 잇따라 연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4일 오전 예정돼 있던 ‘원스톱 청년금융 컨설팅센터 현장방문’과 오후 일정인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우수사례 발표대회’ 참석을 취소했다. 이 금감원장 역시 이날 오전 예정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미뤘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정부와 관계기관은 금융시장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시장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단행할 것”이라며 “국민들께서도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응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